계속되는 16강의 굴레, 일본은 새 운명을 개척할 수 있을까[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전망×F조]

이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팀을 꼽으라면 단연 일본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일본은 꾸준한 성장을 거쳐 이제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으로 올라섰고, 월드컵에서도 유럽 팀들을 격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한계 또한 보였다. 분명 경기력은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이 공존한다.

일본의 가장 큰 강점은 탄탄한 선수층이다. 현재 일본 축구 대표팀은 주장인 엔도 와타루(리버풀)을 비롯해 이토 히로키(바이에른 뮌헨),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최종명단 26인 중 자국리그 선수는 나가토모 유토(FC도쿄)와 골키퍼인 오사코 케이스케(산프레체 히로시마), 하야카와 토모키(가시마 앤틀러스) 3명 뿐이다.
이렇다 보니 특정 선수의 공백이 생겨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아시아에서는 비교할 상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스쿼드의 뎁스가 상당히 좋다.
2018년 부임 후 8년째 사령탑을 맡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지도하에 조직력이 뛰어나고 전술적 완성도가 높은 것 또한 장점이다. 일본은 현재 스리백을 기반에 둔 3-4-2-1 포메이션을 쓰고 있는데, 도안 리츠(프랑크푸르트) 같은 공격적인 윙백들이 공격에 참여하는 빈도가 높다. 엔도와 또 한 명의 중앙 미드필더까지 지원에 나설 경우 일본은 파이널 서드(상대 골문에 가장 가까운 공격 지역)에 7명의 선수가 자리하는 초공격형 전술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브라질을 3-2로 꺾더니, 올해 3월에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하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16강에 올랐던 일본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 차례 더 16강에 올랐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을 달성했다. 특히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실로 놀라웠다. 러시아에서는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뒤 16강에서 당시 ‘우승후보’로 꼽히던 벨기에를 만나 2-3으로 패했지만, 먼저 두 골을 넣는 등 간담을 서늘케 했다. 카타르에서는 스페인, 독일이라는 유럽 굴지의 강호들과 한 조에 속했음에도 이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조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16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나 패하긴 했으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이런 성과를 냈음에도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불안함도 섞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토너먼트 경쟁력이다. 조별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도 정작 토너먼트에서는 첫 판에서 계속 탈락하고 있다. 사실 일본은 월드컵뿐 아니라 아시안컵에서도 최근 세 차례 대회에서 두 번이나 8강에서 탈락하는 등 초반에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다 토너먼트에만 들어서면 흔들리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곧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라는 과제로 이어진다. 분명 좋은 선수들이 많은 일본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해줄 특급 재능은 부족하다. 특히 토너먼트 같은 큰 무대에서는 스타들의 ‘재능’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일본의 치명적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FOX스포츠는 북중미 월드컵 출전 선수들 중 ‘TOP 100’을 뽑았는데, 유일하게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94위)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미토마는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돼 사실상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손흥민(LAFC·81위)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98위) 두 명이 포함돼 대비를 이뤘다.
일본은 네덜란드, 튀니지, 스웨덴과 함께 F조에 편성됐다.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한 조에 유럽 팀이 두 팀이나 속한 까다로운 조다. 여기에 토너먼트에 진출해도 문제다. F조 1~2위는 32강에서 C조의 1~2위를 만나는데, C조에 브라질과 모로코라는 강팀들이 있어 험난한 대진이다. 일단 일본은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하고 가장 해볼만한 상대인 튀니지와 2차전에 올인해야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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