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 서교공 퇴직자 퇴직금소송 승소”
통상임금 ‘고정성 기준’ 폐지 이후
유사사건 잇단 적용…기업들 부담

서울교통공사(서교공) 퇴직자들이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하고, 퇴직금도 재산정해야 한다며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대법원이 재직 여부 등 근무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재확인한 대표 사례로 남게 됐다. 지난 2024년 12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그간 통상임금의 인정 요건으로 삼아 온 ‘고정성’을 요건에서 폐기한 이후 새 법리가 유사한 쟁점의 사건들에 줄줄이 적용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연봉제·호봉제 직원 및 청원경찰로 일하다 서교공을 퇴직한 154명이 서교공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사측이 퇴직자들에게 합계 5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4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라며 “‘퇴직’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유일 뿐 소정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해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장기근속수당과 급식보조비, 업무지원수당, 직책수행비, 대우수당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도 유지했다. 아울러 2016년에 발생해 2017년으로 이월된 미사용 연차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역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서교공의 전신인 서울메트로 소속으로 근무하다 2017년 말 퇴직한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이다. 이들은 서교공이 지급일에 회사 재직중일 것을 조건으로 하는 정급(定給) 상여수당 등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채 각종 수당을 산정했고, 잘못된 수당을 기초로 퇴직금을 계산하면서 임금을 적게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2018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핵심 쟁점은 정급 상여수당에 붙어 있던 ‘재직자 조건’이었다. 서교공은 ‘상여금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정급 상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2020년 7월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 하면서도 정급 상여수당은 서교공의 주장대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사측이 퇴직자들에게 합계 3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반면 2021년 12월 2심 재판부는 정급 상여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사측이 퇴직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도 1심보다 늘어난 합계 5억여원을 선고했다. 2심은 기본임금의 200% 규모로 상여수당이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됐고, 별도의 성과평가나 업적과 관계없이 근로를 제공하면 지급되는 임금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이후 사건은 2022년 대법원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이 사건 상고심 심리가 계속되는 동안 대법원은 2024년 12월 19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그간 판례를 통해 적용하던 통상임금 인정 요건을 바꾸면서 재직 여부 등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그전까지 통상임금 인정 여부는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고정성의 경우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이 확정돼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 요건으로 인해 재직자에게만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의 경우 고정성 결여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됐다.
하지만 2024년 12월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고정성 기준을 폐기하고 판례를 변경했다.
이번 서교공 판결도 이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법리에 따른 것으로 재직자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한 이후 이를 실제 임금소송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통상임금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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