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민심≠민주당 지지”…서울은 왜 다시 오세훈 손 들어줬나

박성원 선임기자 2026. 6.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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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지방행정 분리해서 판단
행정 안정감·후보 경쟁력 높은 점수
서울 표심 특유 복합성·유동성 작용
민주, 차기 권력 구도 선거에 악영향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 대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지방선거 결과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남겼다. 정권 안정론과 이재명 정부에 대한 지지세가 높았음에도, 서울 민심은 시정 운영 문제에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이었다.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줄곧 앞섰지만, 최종적으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서울 유권자들이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을 분리해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 운영 경험, 행정 안정감, 후보 경쟁력에서 오 후보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정 정당 쏠림 대신 전략적 선택
서울 중도층의 움직임이 결정적이었다는 관측이 많다. 탄핵 정국에서 보수 진영에 경고를 보내긴 했지만, 동시에 민주당에도 전폭적 신뢰를 보내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부동산, 교통, 재개발, 생활 행정 같은 서울형 이슈에서 오세훈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표심 특유의 복합성을 다시 보여줬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에 일방적으로 쏠리기보다 선거마다 후보 경쟁력과 현안, 정치 상황을 따져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번에도 그러한 특성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표 초반 민주당 우세 흐름 속에서도 막판 보수·중도층 표심이 결집하며 오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과정은 서울 민심의 유동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 당권 경쟁 탓 역량 결집 못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 국정 지지 흐름만으론 서울을 가져오기 어려웠다"는 자성론도 제기된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형성된 우호적 분위기와 정권 교체 효과가 서울시장 선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 민심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정원오 후보가 기초단체장으로서의 성과와 안정적 이미지는 있었지만 광역단체장 선거를 주도할 만큼 강한 정치적 파급력은 부족해 막판 중도층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등 결국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의 차기 권력 구도가 선거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 주자들과 계파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선거에 당 역량이 완전히 한 방향으로 결집되지 못했고, 일부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자체보다 지방선거 이후의 정치 지형 변화와 차기 당권 경쟁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됐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친명계와 비명계, 차기 주자 그룹 간 미묘한 신경전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며 완전한 '원팀'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현장 조직력과 지원 체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했고, 중도층 확장을 위한 메시지와 전략 역시 충분히 집중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진영 수도권 경쟁력 재확인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석열 탄핵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서울을 지켜냈다는 점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보수 진영은 수도권 경쟁력을 재확인했고, 차기 대권 구도에서도 오 후보의 존재감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동훈 후보의 재보선 승리까지 겹치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선 "완패는 피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윤석열 탄핵=민주당 전면 지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서울 민심을 보여준 선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유권자들은 정권 견제와 시정 운영 능력을 별개로 판단했고, 그 결과가 막판 역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