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전선주 넘어 AI데이터센터 인프라주 부상

민지형 기자 2026. 6. 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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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회사 LSCUS,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계약
LS전선·LS머트리얼즈와 AI 전력인프라 밸류체인도 구축
가온전선 미국 생산법인 LSCUS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가온전선이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의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온전선을 '전선주'가 아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주'로 재평가하는 기류도 읽힌다.

가온전선은 미국 자회사인 LSCUS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3년간 약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5년간 약 4조 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계약은 단발성 수주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프레임(Framework)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신규 캠퍼스 건설에 따라 공급 물량이 추가될 수 있는 구조라 실제 공급 규모는 계약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가온전선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2조 원 안팎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확보한 장기 계약 규모는 회사 연간 매출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한 번 구축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설이 이뤄지는 만큼 성장세가 날개를 달 수 있다는 얘기다.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단순히 서버와 GPU 수요 증가에 그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시장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데이터센터 내 대용량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버스덕트 시장은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의 핵심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전력"이라며 "수십~수백MW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전력 인프라 구축이 필수인 만큼 전선, 버스덕트, ESS, 변압기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엔비디아 GPU 기반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는 하나의 캠퍼스가 수백MW에서 1GW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전력망, 변압기, 전력케이블, 버스덕트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AI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이 관심을 받는 기류가 읽힌다.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해저케이블, HVDC(초고압직류송전), 버스덕트 등 AI 시대의 핵심 전력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과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LS머트리얼즈 역시 울트라커패시터(Ultracapacito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울트라커패시터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보완하고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장치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ESS 시장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LS 계열사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전선 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데이터센터 수혜주를 반도체 기업 중심으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전력을 공급하고 분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가온전선 역시 단순 전선업체가 아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관점에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LSCUS가 확보한 장기 공급 계약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민지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