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만 팔아서는 힘들어”⋯ 뷰티에 힘 주는 패션 플랫폼들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패션업계가 뷰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의류시장의 성장이 정체되자 뷰티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시장은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의류 판매액은 22조8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온라인 의류 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성장 흐름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올해 1분기 판매액 역시 5조329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의류 구매를 줄인 데다 플랫폼 간 경쟁 심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할인 쿠폰과 마케팅만으로 거래액을 늘릴 수 있었지만, 입점 브랜드와 상품 구성이 비슷해지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소비가 명품·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일부 수요가 백화점과 오프라인 채널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확보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영업손실 43억8779만원을 기록했으며 W컨셉 역시 30억7621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거래액 규모는 커졌지만 마케팅 비용과 할인 프로모션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패션 플랫폼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뷰티다. 실제 무신사와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주요 플랫폼들은 뷰티 카테고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그재그는 뷰티관과 뷰티 페스타를 강화하고 있으며ㅡ 에이블리 역시 뷰티 브랜드 입점 확대와 관련 콘텐츠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별도 뷰티 사업을 육성하며 성수동에 오프라인 뷰티 공간을 선보였고, 매장에 입점한 500여개 브랜드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은 입점 이전 대비 약 35% 증가했다.
플랫폼들이 뷰티를 선택한 배경에는 사업 구조의 차이가 있다. 의류는 계절과 유행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사이즈 문제로 인한 반품률도 높은 편이다. 반면 화장품은 한번 사용한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 재방문을 유도하기 쉽다. 특히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은 정기적인 구매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소비재로 꼽힌다.
아울러 뷰티는 패션과 소비 맥락이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소비자들은 옷을 구매하면서 해당 스타일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이나 향수, 액세서리 등을 함께 탐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디 제안과 뷰티 추천을 결합한 콘텐츠를 확대하며 패션과 뷰티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묶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의 경쟁 무대가 단순 의류 판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패션을 시작으로 뷰티와 홈, 식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혀 하나의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패션 플랫폼들은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옷을 구매하면서 메이크업이나 향수 등 뷰티 제품까지 함께 탐색하는 경우가 늘면서 두 카테고리 간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