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출구조사 시대 끝났나…‘샤이 보수’ 못잡았다
“‘개인 신념 vs 부동산 등 이권’ 부딪혔을 때 후자 선택”
국힘에 투표했지만 여론·출구조사서 與로 응답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윤호·김도윤 기자]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간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났다. 선거법상 사전투표에 대한 출구조사가 불가능한데다, 여당의 높은 지지율 속 여론·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를 드러내지 못한 ‘샤이보수’를 잡아내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1곳에서 우세하고 나머지 4곳(부산·대구·강원·전북)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51.4%,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6.0%를 얻어 5.4%(p)포인트 차로 정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장은 추경호 후보 49.9%, 김부겸 후보 49.1%로 0.8%(p)포인트 차로 추 후보가 ‘신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접전이 예상됐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31.1%),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30.6%), 김용남 민주당 후보(30.3%)가 1%포인트 이내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북갑에서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42.6%,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41.6%를 기록해 1.0%포인트 차 여당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출구조사와 다른 결과가 속출했다. 당장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4일 오전 7시 20분께 오 후보 득표율이 48.66%를 기록, 정 후보 48.62%를 앞질렀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 예상을 깨고 당선됐다. 앞서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4.3%를 얻어 박 당선인(45.7%)을 8.6%(p)포인트 차로 앞설 것으로 예측됐지만, 4일 9시 15분 기준(개투표율97.57%) 박 당선인이 51.46%을 얻어 김 후보(48.53%)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 평택을에서도 유의동 후보가 34.64%를 얻어 김용남 후보(28.87%), 조국 후보(27.38%)를 제치고 당선됐다.
부산 북갑에서도 이변이 연출됐다. 4일 오전1시 50분께를 기점으로 한동훈 후보가 골든크로스로 역전하더니 최종 개표결과 42.96%를 얻어 하정우 후보(41.26%)를 따돌리고 승리를 거뒀다.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진 이유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영향을 미쳤으며, ‘윤어게인’ 노선을 택하지 않은 보수에게 유권자들이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는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선거였다”며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한 만큼 조사 결과의 부정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어게인 노선에 저항했거나, 그 노선으로 인해 갈등을 겪고 정치적 피해를 입었다고 평가받는 인물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 지역에서 중도 보수층에서 해당 후보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경우 ‘신통 기획’으로 대변되는 오 후보의 상징성이 힘을 발했으며, 막상 이들이 여론·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를 표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정부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의리’로 대외적으로는 여당을 지지하더라도, 막상 부동산 등 이권이 걸려있으면 상당수 후자를 택한 투표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 투표는 여당에 유리하다’는 속설도 깨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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