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박완수 경남지사 ‘민생·복지’ 앞세운 두 번째 시동
대형 난제 행정통합…정부 설득해낼지 관건
광역급행버스 도입·제조 피지컬AI 육성 추진
과기원 전환 공약·‘관권선거’ 의혹 영향 주목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민생경제와 복지'를 최우선 도정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1호 공약 역시 '행복 UP 복지 - 경남도민 멤버십 카드'다. 2022년 당선 때는 1순위 공약이 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경남투자청' 설치였다.
1호 공약은 복지
박 지사가 발표했던 '행복 UP' 5대 복지 공약을 다시 살펴보면 우선 '경남도민 멤버십카드' 도입이 있다. 만 18세 이상 도민이 이 카드로 경남패스(교통), 복지 바우처(이용권), 공영주차장 30~50% 감면, 체육·문화시설 20% 할인, 임산부 대중교통 전액 면제, 협약 병원 검진료 10~20% 할인, 영화, 쇼핑 등 혜택을 받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용 앱을 개설해 걷기 등 건강 마일리지(적립금)와 자원봉사 마일리지도 쌓아 현금처럼 쓰게 할 계획이다. 경제활동이나 부양 또는 양육 등 부담이 큰 40~50대에는 '4050 힘내라 포인트(복지포인트)'를 도입해 인당 연 10만 원을 최대 3년간 지원할 방침이다.
기존 40~50대에서 대상을 확대해 '경남도민연금 시즌2'도 추진한다. 45세 이하 '경남 청년연금'에 이어 '경남 자녀교육연금', '경남 시니어연금', '경남 마을연금'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개발이익 환수, 민간개발사업 공공기여 활성화 등으로 연간 1000억 원 '도민행복기금'을 조성해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 신설에 정부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것이 과제다.

행정통합 난제 어떻게 푸나
이번 선거 결과로 행정통합은 박 지사에게 정말 풀기 어려운 숙제가 돼버렸다. 부산시장과 울산시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되면서 부울경 안에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고 정부까지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지사는 줄곧 정부가 통합 지방정부에 자치 권한과 재정을 과감히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올 4월 발의했던 경남부산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도 이 같은 취지로 만들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7.5 대 2.5에서 10년 내 6 대 4로 조정, 양도소득세 100%·법인세 30% 통합특별시 몫으로 전환, 정부 그린벨트 해제·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권한 이양, 자치입법권과 조직 운영 자율성 확대 등이 담겨 있다.
법안 통과부터 국회가 동의할지 미지수다. 앞서 만들어진 전남-광주 특별법과 비교되고 충남-대전, 대구-경북 상황도 고려될 수밖에 없다.
주민투표 시행도 난제다. 전남-광주는 절차 장기화를 이유로 주민투표가 아닌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택했고, 정부가 예산 400억~500억 규모로 추산되는 주민투표를 시행할지 장담할 수 없다.
또 박 지사는 경남-부산 통합 주민투표 때 창원시민에게 △창원특례시 유지 △기존 행정구를 자치구로 전환(5개 구) △창원구(시)·마산구(시)·진해구(시) 환원 방안을 묻겠다고 공약했다. 서부경남권에 우주항공·균형발전·농업·그린바이오 등 전략을 수행할 제3청사 건립도 약속했다. 이를 두고도 작지 않은 사회적 갈등이 예상되고 공론화 과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역급행버스 도입·피지컬 AI 선도 과제
도정 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는 5대 공약 가운데 '경남과 대도시를 잇는 G-버스 도입' 추진도 있다. 박 지사는 경남형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인 일명 'G-링크 3.0'을 공약했다. 창원~김해~양산~부산 등 주요 거점을 잇는 광역급행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창원·김해·양산 등 동부권과 부산·울산을 잇는 광역급행버스 도입 △창원·진주·합천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급행버스 노선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운행할 방침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경남지역 풍부한 제조 데이터와 인공지능 전환(AX) 수요를 바탕으로 경남에도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이 청년이 선호하는 AI(인공지능)기업이 창업·성장하거나 도내로 이전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하는 제조 피지컬 AI 개발·실증사업 등이 얼마만큼 성과를 내고 확산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남해안을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자 발의한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안'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도 역점 과제다.
"국립대 자율성을 훼손하고 대학 해체 시도"라며 대학 구성원 반발이 잇따르는 '국립창원대, 연구중심대학인 경남과학기술원 전환' 공약도 쉽지 않은 과제 가운데 하나다.
선거 막판 논란이 커진 '딥페이크(인공지능 조작) 영상·관권선거' 의혹은 캠프 관계자들이 연관돼 있어 도정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동욱 기자
■ 박완수 당선자는?
박 지사는 1955년 통영시 도산면 도선리 신평마을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동경전자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방송통신대를 거쳐 경남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고 이후 대학원도 나왔다. 학업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으며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발을 들였다.
1981년 경남도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돼 지역경제과장, 지방과장, 농정국장, 경제통상국장 등을 거쳤다. 1994년 합천군수를 맡았고 2000년 김해 부시장도 지냈다. 이렇듯 지방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도내 대표적인 '행정가 출신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 지사는 2004년 창원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적으로 도약했다. 이후 재선했으며 2010년 옛 창원·마산·진해시가 합쳐진 통합 창원시 초대 시장으로 선출됐다.
창원시장 재임 시절 환경수도 정책, 공영자전거 '누비자' 도입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애초 주민투표를 주장하다가 당시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이끌려 가거나 다른 정치인들과 함께 졸속 통합을 주도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시장직에서 물러나 경남도지사 선거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지면서 본선에 나가지는 못했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공기업 경영을 이끌었다.
2016년 총선에서 창원 의창구에 출마해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했으며 재선까지 했다. 2022년 의원직을 사퇴하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8년 만에 다시 도전한 끝에 자신이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경남도청으로 돌아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