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근거로 ‘강제노동’ 꺼낸 트럼프, 중국 노렸다

도현정 2026. 6. 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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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장지역 제품 ‘강제노동’ 규정한 美
韓등 교역국에도 12.5% 추가관세 예고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과잉생산’ 동원
중국 정조준…관세타격 톱3 국가에도 中
중국 신장 지역의 한 목화밭에서 농부들이 목화를 수확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신장 지역의 섬유 등 전 제품을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것이라 규정하고 수입 금지 조치를 해온 데 이어, 2일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에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꺼내든 관세 부과 명분이 ‘강제 노동’인 것을 두고, 신장 지역 강제 노동 논란이 있는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사한 관세 부과가 시행되면 가장 타격을 받을 국가 3곳 중에도 중국이 들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교역 상대국들의 무역 관행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인 결과,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60여개국에 관세 10~12.5%를 부과할 방침임을 성명을 통해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교역 상대국이 미국보다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누리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한다고 알려진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 국가들을 미국과의 교역에서 불리한 위치로 밀어내면서, 중국의 과잉생산, 저가상품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1930년부터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수입을 금지해왔다. 2021년에는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수입품을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졌다고 간주해, 이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까지 신설했다.

USTR은 이번 조사에서 한 국가가 강제 노동을 이용해 수입된 상품에 대해 공식적인 금지 조치를 마련하고 있는지, 그 금지 조치를 집행하거나 그 외 방법으로 해당 수입품을 차단하려 시도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강제 노동 금지를 집행하지 않는 국가는 “수출 시장과 미국 시장 모두에서 미국 생산자들을 강제 노동 상품과의 불공정 경쟁에 노출시키고, 강제 노동이나 강제 노동 투입물 없이 생산된 외국 상품들을 그들의 국내 시장에서 미국 및 여타 시장으로 밀어냄으로써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주거나 이를 제한한다”는게 USTR의 주장이다.

USTR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강제 노동에 대한 우려나 증거가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담배, 쌀, 쇠고기, 면화 같은 수출품에서 미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미국 수출품이 강제 노동 상품과의 경쟁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거나” 강제 노동 상품이 미국에 유입되어 미국 기업들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USTR이 이번에 벌인 무역법 301조 조사가 모두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지적했다. USTR은 상품 생산에 관여하는 노동 조사를 투트랙으로 벌여왔는데, 하나는 강제 노동이고 다른 하나는 과잉 생산이다. 중국은 수년째 내수를 압도하는 수출 실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어왔는데, 그 근간이 과잉 생산으로 인한 저가 구조라는게 글로벌 시장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과잉 생산 문제는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다.

미국이 예고한 대로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 중에도 중국이 들어간다. 관세 부과가 예고된 60개국은 전체 미국 수입품의 99.4%를 차지하는데, 관세 부과가 실현되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순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상위 3대 수입국들이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10%인 반면,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상대국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협정을 타결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기준에 따라 관세가 달라질텐데, 중국도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 규모의 관세는 일부 인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측에서 반발 조짐이 보이면 미국은 전자제품에 대한 예외조항(carveouts) 등으로 관세 규모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블룸버그 매거진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글로벌 관세를 감안하면 미국의 실효관세율은 10.7%인데,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부과가 이어지면 0.5%포인트 가량 실효관세율이 올라갈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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