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시위대, 10시간 넘게 투표소 봉쇄… 아직도 개표 못해
날 밝아도 200여 명 여전히 현장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 한 투표소에서 부정선거 시위대가 개표를 막기 위해 10시간 넘게 투표소를 봉쇄하고 '밤샘 대치' 했다. 물리적 충돌 우려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교착상태는 선거 이튿날인 4일 오전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후 10시부터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작된 시위는 4일 오전 8시가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전날 밤 경찰 비공식 추산 300여 명이 집결했지만, 아침이 되면서 일부가 출근 등으로 이탈해 200여 명 수준으로 다소 줄었다. 이후 새로운 시위대가 합류하면서 집회 인원은 다시 약 300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선관위의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한 SUV 차량 운전자는 "출근해야 하는데 이게 무슨 민폐냐. 당장 비키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단지 안에 주차돼 있던 선관위 투표함 회수 차량 역시 시위대의 저지에 가로막혀 뒤로 밀려났다. 새벽 2시부터 잠을 못 잤다는 한 주민은 시위대를 찾아와 "남의 집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 당신들 때문에 월차를 썼다"고 쏴붙였다. 그러자 시위대에서도 "나도 시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왔다. 당신이나 조용하라"며 소리쳤다.
이 투표소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곳이다. 선관위는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6시 전까지 대기표(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에 한해 투표 시간을 오후 10시로 연장했다. 이후 주민 3명이 추가로 투표를 마쳤다.

서울시선관위는 오후 11시 50분쯤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 유튜버와 극우단체 회원, 시민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몰려와 밤새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어 투표함 2개는 여전히 개표장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함에 약 2,000명 분의 투표용지가 담긴 것으로 본다.
봉쇄가 이어지자 서울시선관위는 이날 새벽 입장문을 내고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장 상황을 고려해 무리하게 반출을 시도하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다만 개표를 진행하려면 결국 투표함들을 개표장으로 옮겨야 하는 만큼 이송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초 선관위는 경찰의 협조를 받아 투표함 반출을 추진했지만 충돌 우려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4일 0시 30분쯤 투표소 인근으로 출동한 경찰 기동대 60여 명도 오전 2시쯤 아파트 단지 밖으로 물러나 대기 태세만 유지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현장 경력이 가장 많았던 오전 3시 기준 관할 경찰서 인력과 기동대를 포함해 470명이 투입됐다. 3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전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해 접수된 112 신고는 총 135건에 달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자정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현장을 찾은 데 이어, 같은 당 김은혜·신동욱 의원 등이 투표소에 도착했지만 투표함 반출을 둘러싼 대치는 해소되지 않았다. 오전 3시 40분쯤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해 온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합류해 아침까지 대치 상황을 지켜봤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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