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미국 중재 끝에 휴전 합의… "완충지대 만들 것"
"이스라엘·레바논 관계는 주권 정부 결정해야"
헤즈볼라·이란 간접적으로 거론한 듯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사격 중단과 리타니강 이남 지역의 헤즈볼라 요원 철수가 전제다. 레바논은 자국 영토 남부지역에 헤즈볼라 요원의 출입이 금지되는 '시범 안전지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 측 중재로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휴전 협상 끝에 이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맺었다. 공동 성명에서 양측은 "이러한 조치들은 포괄적인 평화 및 안보 협정 체결을 향한 진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안전지대의 설정 방식은 명확하지 않지만, 합의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레바논 정부군이 통제하게 된다.
성명은 "모든 국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관계를 양국 주권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으며,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를 막론하고 레바논의 미래를 인질로 삼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썼다. 레바논 정부의 의사를 거스르고 국경 지역에서 전투 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헤즈볼라와 이를 지원하는 이란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에서의 전투는 미국·이란 전쟁 휴전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란은 그간 미국·이란 전쟁 휴전 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가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2일 이란이 휴전 협상을 위한 중재자들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한 것도 레바논에서 휴전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고, 이스라엘이 오히려 레바논에서 공세를 확대했다는 이유가 컸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은 향후에도 직접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신뢰 구축과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22일을 전후해 정치·안보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도 "양측간의 소통을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고 명시한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이 중재 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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