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보다 역사 깊은 ‘1860 뮌헨의 비극’···“재정 조건 충족 못해 4부리그 강등”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독일 뮌헨을 양분했던 유서 깊은 전통의 명문 클럽 TSV 1860 뮌헨이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4부 리그로 강등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구단 수뇌부가 파산 전문 변호사들과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자칫 팀이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1860 뮌헨 구단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이 독일축구협회(DFB)가 요구한 2026-2027시즌 3부 리그(3. Liga) 라이선스 조건(재정 건전성 증명)을 기한 내에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3부 리그를 8위로 마쳤던 1860 뮌헨은 다음 시즌 4부 리그인 ‘레기오날리가 바이에른’으로 강제 강등 조치 된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주주이자 투자자인 요르단 출신 억만장자 하산 이스마이크와의 심각한 갈등과 약속 불이행이다. 독일 유력지 빌트와 디 벨트 등 현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1860 뮌헨이 3부 리그 라이선스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3일 오후 5시까지 총 270만 유로(약 40억 원)의 유동성 자금을 증명해야 했다. 당초 이스마이크 회장과 그의 관련 기업들이 이 자금을 전액 조달하기로 구단과 합의했으나, 최종 마감 직전 자금 집행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파국을 맞았다. 만프레드 파울라 1860 뮌헨 대표이사는 공지문을 통해 “주주인 HAM 인터내셔널이 금융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클럽을 위한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믿었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1860 뮌헨 팬들에게는 끔찍한 잔혹사의 재현이다. 2017년에도 이스마이크 회장은 구단이 2부 리그에서 강등되자 3부 리그 자격 취득에 필요한 1000만 유로의 지급을 거부해 팀을 4부 리그로 강제 추락시킨 전적이 있다. 천신만고 끝에 3부 리그로 복귀해 전열을 가다듬던 차에 똑같은 이적 시장 장외 대참사가 재발한 것이다. 문제는 4부 리그 강등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빌트는 “1860 뮌헨이 4부 리그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서도 당장 약 100만 유로(약 15억 원)의 최소 운영 자금이 필요한 상태”라며 “대주주와의 신뢰가 완전히 깨진 상황에서 이 자금마저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구단은 법원에 공식 파산 신청을 해야 하는 존폐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860년 창단해 바이에른 뮌헨보다 긴 역사를 자랑하며 1960년대 분데스리가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던 전통의 명가 1860 뮌헨이 비극적으로 몰락하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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