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잠실에 갇힌 투표함…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밤새 뜬 눈으로 일촉즉발 대치 [세상&]
아침까지도 ‘선거 무효’ 구호 나와
과천 선관위 앞에는 보수 인사 집결

[헤럴드경제=김아린·이영기·전새날 기자] “국민들이 다 분노하고 있다. 언제까지 대치할 순 없으니 올바른 대처를 해 달라.”
4일 오전 7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주변에는 시민 150여명이 건물 입구를 에워싸고 있었다. 평소 우성아파트 경로당으로 쓰이는 건물인데 졸지에 ‘부정선거’ 등의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는 공간이 됐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일부 참가자들은 피곤해 보였지만 확성기를 든 시민은 “선거 형평성이 깨졌다”, “선거는 무효다”를 내뱉었다.
이 투표소는 전날 오후 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14곳 중 한 곳이다.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은 밤 10시까지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일부 유권자들이 ‘이 투표 못 믿겠다’고 나섰고 보수 유튜버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선관위는 오후 11시50분께 투표 종료를 선언했지만, 이곳의 투표함 2개는 시민들이 막아선 탓에 기표소로 옮기지 못했다. 선관위는 반출하지 못한 투표함 2개에 약 2000표가량 든 것으로 추산했다.
밤사이 투표소 앞에 모여든 이들은 ‘개표 중단하라’, ‘선거는 무효다’, ‘선관위는 해체하라’ 같은 구호들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 상황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전날 밤부터 이곳을 지킨 시민들이 배달해 먹은 음식물 용기와 음료수병 따위가 주변에 놓여 있었다. 준비해 온 김밥을 나눠주는 사람도 보였다.
![4일 새벽,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경찰기동대가 배치되고 있다. 2026.6.4 [공동취재]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ned/20260604081312780yyug.png)
이날 오전 7시가 넘어서 서울시장 개표 결과 오세훈 후보가 정원오 후보를 앞질렀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일부는 반색하기도 했다. 밤새 잠실7동 투표소 앞을 지켰다는 송파구 주민 이현진(31) 씨는 “오세훈 후보가 역전했다는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문 제기하고 재투표해야 앞으로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시민은 “출근 앞두고 회사에 어떻게 보고해야할지 고민 중”이라면서 “각자 일정이 있어서 빠져야 할 수 있겠지만 며칠 만이라도 여기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새벽 사이 투표소 앞 시민들이 불어나면서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이 470명까지 출동했다. 하지만 시민 안전 등을 고려해 물리적 조치를 취하진 않았고 현재는 120여명 수준의 기동대가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곳 투표소를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열린 지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항의 집회 현장. 경찰 기동대가 선관위 정문을 가로막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ned/20260604081313080ohdl.jpg)
같은 시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은 이른바 부정선거 지지자들이 몰려들며 철야 집회가 이어지고 있었다. ‘부정선거 원천무효’라고 쓴 전광판을 설치한 트럭은 집회의 무대가 됐다. 이곳에는 새벽 사이 전한길 씨,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 등도 참석했다. 조 대표는 “어제부로 대한민국은 망했다. 한 달 정도 싸울 각오를 하자”고 소리쳤다. 선관위 청사 정문 앞에는 경찰 기동대원 100여명이 늘어서 집회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에도 15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와 비슷한 구호와 복장을 한 이들이 다수였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동시에 들거나 ‘윤 어게인’, ‘멸공’ 같은 문구를 새긴 모자를 쓴 사람들이 다수 목격됐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선관위 청사 후문 쪽으로 이동해 선관위원장 출근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차도에 드러누우려고 하는 시민들을 선관위 관계자 등이 막아서자 ‘차로 들이받아 버리자‘,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면 밤을 새우겠냐’ 같은 거센 말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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