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서 ‘종전 압박’ 전쟁결의안 첫 통과···공화당 4명 반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 전쟁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쟁권한법 결의안이 미 연방 하원에서 3일(현지시간) 통과됐다.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작전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미·이란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이다.
미 연방 하원은 이날 전쟁권한법 결의안을 215대 208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공화당이 근소한 차로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어 이제까지 번번이 부결됐지만,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 의원 전원과 함께 찬성표를 던지면서 네 차례 시도 끝에 통과했다.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미군을 ‘적대행위’에 투입한 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보고해야 하며,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60일 이내에 이를 끝내야 한다. 이 법은 ‘미군의 안전한 퇴각을 위해’ 30일의 연장 기간을 부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한은 90일째인 5월 31일까지였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토머스 매시(켄터키)·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톰 배럿(미시간)·워런 데이비슨(오하이오)이다. 앞선 세 차례 표결에서 모두 반대해온 민주당 소속 재러드 골든 의원(메인주)도 이번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해당 결의안은 2주 전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으나 공화당 지도부가 통과 가능성을 우려해 하원을 조기에 휴회시키면서 미뤄진 바 있다.
피츠패트릭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찬성표를 던진 데 보복할 것이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계속해서 내 일을 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매시 의원도 “사람들은 갤런당 5달러인 휘발유 가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켄터키 농지에 쓸 비료가 부족해진 상황에 지쳤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이 전쟁에 모두가 지쳐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폭스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미 인터넷 매체인 액시오스는 “이번 결의안 통과는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처음으로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에 성공적으로 제재를 가한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결의안 통과가 미·이란 전쟁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해당 법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해야 하며, 설령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지난달 말 상원에서는 4명의 공화당 이탈표가 나오면서 8번째 시도 만에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시키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당시엔 공화당 의원 3명이 불출석한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들이 다음 회의에 참석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액시오스는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이날 하원 통과는 실질적인 제약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주목할만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250600021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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