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아니면 저화질로”⋯ 네이버 월드컵 중계에 ‘뿔난’ 이용자들
월드컵도 멤버십 시대⋯네이버, 무료 중계는 '한국전·480p’ 제한
수백억 중계권료 부담 속 온라인 ‘보편적 시청권’ 공백 논란도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 독점 중계권 사업자인 네이버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고화질 서비스와 전 경기 생중계를 자사 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행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이 지상파 중심으로 의무화돼, 온라인 플랫폼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제도적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통해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열리는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네이버는 중앙그룹과 계약을 통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FIFA 월드컵 국내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문제는 네이버 멤버십 가입 여부에 따라 시청 권한과 화질이 갈린다는 점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또는 치지직 ‘치트키’(월 1만4300원) 가입자는 전 경기 고화질(1080p) 생중계와 풀 다시보기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미가입자는 한국전 생중계를 일반화질(480p)로만 볼 수 있고, 타국 경기는 하이라이트·클립 영상으로만 시청 가능하다.
당장 스포츠 커뮤니티와 치지직 게시판에는 불만이 쏟아졌다. 타국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일반화질’로 표기된 480p가 사실상 제대로 시청하기 어려운 저화질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480p는 안 본 지 너무 오래돼 감조차 오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못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중계가 일반 프로 스포츠가 아닌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불만은 커지는 분위기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민적 행사인데다가, 네이버가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에도 ‘보편적 시청권’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큰 주요 행사를 누구나 차별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현행 방송법은 이를 지상파에만 적용하고 있어, 온라인 플랫폼은 사각지대로 남겨둔 셈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달 통과된 방송법 개정안은 보편적 시청권을 KBS·MBC 등 지상파 방송사업자 중심으로만 의무화할 뿐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포함하지 않는다”며 “10대 중반부터 40대까지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시청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도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교수는 “월드컵 같은 국민적 행사에서 시청을 개방하면 광고주들이 단가를 올려서라도 광고를 사려 할 것”이라며 “광고 수익으로도 손해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사실상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배경으로 수백억 원대로 추산되는 중계권료 상쇄와 네이버 플랫폼 ‘락인’ 전략을 꼽는다.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을 맞아 신규 가입자에게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멤버십 가입자를 확대해 네이버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네이버는 이번 유료화에 대해 기술 인프라 비용 부담으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북중미 월드컵이 48개국·104경기·39일로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라이브 플랫폼과 기술 전반에 투입되는 리소스가 이전 대회와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트리머 ‘같이보기’ 채널 운영 등 콘텐츠 고도화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경기 수도 많고 주중 낮 시간대 편성으로 동시 접속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지난 2월 동계올림픽과 달리 부분 유료화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