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투표용지 부족 사태'…민주당 압승 배경은
【 앵커 】 이번 지방선거 결과 관련해서 정치부 김태형 기자와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일단 서울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아직 진화가 안 된 거 같은데, 상황 한 번 정리해주시죠.
【 기자 】 네 어제 오후부터 서울 송파구를 중심으로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줄을 계속 서고 있다는 제보가 언론사에 쏟아졌습니다.
급기야 오후 6시가 지나도 투표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송파구 12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등 총 14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중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극심한 혼란이 나타났습니다.
밤 10시까지 투표가 연장됐는데, 이에 항의하는 시민·유튜버들과 경찰·선관위가 대치하면서 투표함 반출이 막히기도 했습니다.
투표율이 높아서 준비된 용지가 부족해졌다는 선관위 설명에 국민의힘도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중앙선관위는 새벽 4시쯤, 개표를 중단하거나 재선거 사유는 아니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선거가 끝나고도 정치적·법적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강경 보수 유권자들의 선거 불복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 질문2 】 서울 상황 계속 봐야겠지만, 승부처인 부산을 포함해 민주당이 압승하는 분위기입니다. 원인을 어떻게 봐야겠습니까?
【 기자 】 네 일단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선거로, 높은 국정지지율을 등에 업고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 집권 이후 코스피 8000시대를 여는 등 자본시장 개혁이 중도층 표심을 움직였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비상계엄 여파로 내부 분란이 계속되며 지지율 하락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막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등판하며 정권 견제론을 부각했지만, 오히려 진보 지지층이 결집하고 중도층이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됐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번 선거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재명 정부는 행정·입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면서 강력한 국정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 질문3 】 그래도 영남권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 기자 】 선거 직전 보수 결집 흐름이 강하게 나타난 게 그 이유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법과 부동산 정책, 스타벅스 불매 운동 등이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보수 지지층이 모였다는 건데요.
특히 대구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선거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최초의 민주당 대구시장 탄생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보수 텃밭의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습니다.
경남에서도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앞서고 있는데, 영남권은 '정권 견제론'이 조금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 질문4 】 재보궐 선거에서도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국민의힘이 승리한 곳이 있습니다. 평택을이 대표적인데,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깜짝 당선됐습니다?
【 기자 】 네, 이번 재보궐 선거 지역 중 최대 관심지역인 평택을에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만 하더라도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31.1%로 1위 예측이 나왔지만, 막상 까보니 결과가 달랐습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새벽 2시쯤 유의동 후보가 승기를 잡으며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고 조국 후보와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진보진영에서 조 후보와 김 후보가 서로 난타전을 벌이며 끝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은 탓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두 후보가 서로 견제하며 표를 나눠 가지면서 유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조국 후보는 평택을에 출마하면서 '국힘 제로'를 내걸었지만, 오히려 유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면서 패배 책임론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 조 후보의 정치적 무게감과 입지에도 '치명타'로 작용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질문5 】 반대로 부산 북구갑에선 무소속 한동훈 후보도 보수진영 단일화에는 실패했지만, 당선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네요?
【 기자 】 네 부산 북구갑도 평택을처럼 출구조사는 박빙 그 자체였습니다.
자정이 넘어서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추격하며 앞질렀고 결국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한동훈 후보 당선 여부는 국민의힘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후보가 원내 진입과 함께 국민의힘 복당 이후 당 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 후보의 당선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동시에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보수층 내부의 심판론이 표심으로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수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한 후보의 원내 입성으로 정치 지형 재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 질문6 】 반면, 전북에서는 이원택 후보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정청래 대표가 부담을 덜었네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의 약진에 전북은 격전지로 분류됐습니다.
출구조사에서도 격차가 2.2% 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접전이었지만, 실제 개표가 진행되며 자정쯤 이원택 후보 당선이 확실해졌습니다.
김관영 후보가 '반정청래'를 내걸며 호남에서 처음으로 민주당이 아닌 후보가 당선되나 싶었지만, 결국 민주당이 텃밭을 지켰습니다.
이 후보 당선으로 정청래 대표가 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공천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됐던 만큼 정 대표를 향한 비판과 공세는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 앵커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김태형 기자였습니다.
[ flash@mbn.co.kr ]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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