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친중·좌경화 우려"에 美국무장관 "선출 정부 존중"
"선출된 정부 전복 원치 않는다" 공개 발언
이재명 정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인식 가늠자
안보 협력은 유지하되 정책 차이는 관리하겠다는 메시지

[파이낸셜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국의 정치적 방향성에 대한 미국 의회 일각의 우려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해 선택된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받는 규제와 처우 문제는 한미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루비오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이 "한국 정부가 친중·좌경화하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때로 미국 국익에 더 우호적인 지도자가, 때로는 다른 관점을 가진 지도자가 선출된다"고 답했다.
그는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라면 우리는 그 국민의 주권적 선택을 존중한다"며 "설령 선출된 지도자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 정부를 전복하거나 제거하기를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단지 그들이 우리 국익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리가 관여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한국 내 미국 기업 규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아이사 의원이 쿠팡과 메타 등이 한국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자 "우리 기업들은 한국에서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이것이 한국에 대한 우리의 관여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솔직히 말해 이것이 한국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일부 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쿠팡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월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도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언은 한미 무역협정 이행 과정에서 나와 주목된다. 양국은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내용의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 상호관세 관련 법적 논란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생산품, 과잉생산 문제 등을 이유로 새로운 형태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추가 관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오 장관이 한국의 플랫폼 규제 문제를 무역협상과 직접 연결한 것은 향후 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주한미군과 대북 억지력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의 태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과 매우 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조선업 재건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 선박 일부를 한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조선소 생산 능력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하는 이른바 '브리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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