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선-대선-지방선거 3연패… 당내 “장동혁 대표 책임져야” 성토
쇄신 외면, 강성층만 보다가 참패
보수 리더십 재편 두고 내홍 커질듯

이후 지역별 예측 조사가 이어지자 아무 말 없이 간혹 한숨을 내뱉던 장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39분 뒤 자리를 떴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 현장에서 느꼈을 땐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크게 차이가 난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이번 지방선거까지 3개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달아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며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최악의 위기)’에 빠져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참패로 끝난 대선 이후 민심은 국민의힘에 총체적인 쇄신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출범한 장동혁 지도부는 강성보수층에 치우친 운영을 고집하다 지방권력마저 민주당에 내주게 됐다.
지방선거 패배로 국민의힘은 보수 리더십 재편을 둘러싸고 격한 내홍에 휩싸일 공산이 커졌다. 당장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당내에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그동안 서울, 부산을 모두 사수하고 충청, 강원 등에서도 최소 한 곳을 수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혀 왔다.
선거 국면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대안과 미래’ 등 당내 소장·개혁 그룹은 장 대표에게 절윤(윤 전 대통령 절연)을 요구해 왔다. 중도 외연 확장을 해야 민심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장 대표가 지지층 결집 노선을 거듭 고집하자 대안과 미래는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오롯이 (장 대표) 본인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대안과 미래’ 소속의 한 의원은 “우선 선거 결과에 대해 장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야권에선 임기가 내년 8월까지인 장 대표의 거취 논란이 다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물으려는 의원들이 최고위원들에 대한 사퇴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포함)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는 무너지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은 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양향자, 우재준(청년) 최고위원이다.
당내에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16일보다 일찍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는 지도부가 와해될 경우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가지기 때문에 계파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읍 의원(4선), 정점식 정책위의장(3선), 성일종 의원(3선)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 논란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을 뒤로 미루고 대여 투쟁을 우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과 선거 연기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장 대표와 당 노선 전환을 두고 강하게 충돌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당내 소장·개혁 그룹이 일단 당 지도부와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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