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투표냐” “독일은 재선거”…국민의힘, 선관위 밤샘 항의 [선택 6·3]

강윤서 기자 2026. 6. 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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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요구한 국힘 “개표 안 멈추면 선거무효소송, 참관인 철수”
장동혁, 중앙·서울선관위 방문…선관위원장 탄핵안도 검토
노태악 “서울선관위 관할”, 서울선관위는 “선거법상 개표중단 없어”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노태악 위원장과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며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밤샘 항의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하면서, 개표를 멈추지 않을 경우 자당 소속 투표 참관인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는 전날(지난 3일) 오후 10시30분께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허철훈 사무총장을 만나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항의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투표용지 부족은 독일, 미국 판례에 비춰 봐도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고 주장했다.

독일은 2021년 수도 베를린에서 총선과 지방선거, 주민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거나 다른 지역 투표용지가 배부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독일 헌법재판소는 시의원·구의원 선거를 무효라고 판단했고, 2년 뒤 재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 시장 뿐만 아니라 각 당의 국회 의석수도 바뀌었다. 한국의 시·도선관위원장에 해당하는 베를린주 선거 책임자는 사퇴하기도 했다.

관련해 장 대표는 "개표방송 이후 투표한 (투표용지 부족 지역구 유권자) 분들은 이미 개표방송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이게(투표용지 부족)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가 파악한 서울 지역 14곳 외에도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 대표는 "전국에 유사한 사례가 얼마나 있었는지 파악될 때까지 전국 모든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전국의 개표 참관인들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이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으면 선관위원 전원이 사퇴하거나 탄핵 사유"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나 허 사무총장은 "지금 (개표 중단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장 대표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집무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장 대표 일행의 진입을 막으면서 대치가 벌어졌지만, 장 대표는 결국 전날 11시4분께 노 위원장 집무실에 들어갔다.

이후 장 대표는 약 23분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선관위원장에게 개표 중단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서울시선관위에서 결정할 문제고, 중앙선관위 권한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며 "선거무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선 곧바로 김장겸·최보윤·박준태 의원, 김민수 최고위원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선관위로 이동했다.

장 대표는 4일 자정을 넘겨 서울시선관위에 도착해 오민석 서울시선관위원장을 만나 개표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오 위원장 역시 "공직선거법령에 개표 중단 (조항이) 없다"고 답하자, 장 대표 다시 중앙선관위로 돌아가 개표 중단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장 대표는 오전 2시를 지나 다시 과천 중앙선관위에 도착했다. 당시 중앙선관위 긴급위원회가 진행된 만큼, 회의 결과를 공유하라고 요구하며 선관위와의 대치를 이어갔다.

4일 새벽,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경찰기동대가 배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지 부족 현장, 경찰기동대까지 출동

국민의힘 의원들의 현장 항의도 이어졌다. 김은혜·김재섭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투표함 회수 과정에서 경찰까지 출동한 서울 잠실 제7투표소를 찾아 선관위 대응을 비판했다. 김은혜 의원은 "이 서울시장 등 선거는 무효다. 이미 오염됐다"며 "전국 16곳에서 국민의힘 주로 우세인 지역에서만 투표용지 부족"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써먹던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김재섭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기동대까지 출동해 상황이 위급한데 선관위는 요지부동이다. 사태를 방치한 채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개표를 중단하고 헌정 위기 사태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앙선관위원 전원에 대한 탄핵 카드도 거론됐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지낸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안을 직접 발의하겠다"며 "당장 개표를 중단하고 노태악 위원장을 포함해 선관위원 전원 사퇴하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독일 판결처럼 승패 영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재선거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정희용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중앙선관위원장은 사퇴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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