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참정권 침해, 서울 선거 무효”… 민주 “개표중단·재투표 없다”

김정환 기자 2026. 6. 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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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부족, 혼돈에 빠진 선거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종료 후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는 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 17곳 중 14곳이 서울이라고 했다.

그중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 지연으로 이날 밤 10시까지 투표가 진행됐다. 서울 다른 지역에서 개표가 시작돼 개표 방송이 나오는 상황에서 투표가 이뤄진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곳 투표소의 투표함을 반출하려 하자, 항의·저지하는 시민과 경찰·선관위 직원들의 대치 상황도 일어났다. 이번 사태로 서울 지역 개표도 늦어져 4일 2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은 43.75%였다.

투표가 지연된 곳의 유권자가 투표를 대기하던 중,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선관위는 투표 지연 사태와 별도로 투표 완료 지역의 개표도 시작했다. 투표 전 출구 조사와 개표 상황을 알고 투표한 유권자가 있었다는 얘기다. 4일 2시 기준 개표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55.59%,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41.75%를 얻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노원구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 /박성원 기자·뉴스1

국민의힘은 서울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도 “투표를 못 한 지역에 대한 선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개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개표 중단, 재투표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긴급 회견을 열고 “이번 서울 투표는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선거”라며 “오염된 서울시 선거는 무효다. 즉시 개표를 중단하고, 진상 파악 결과에 따라 서울시 선거는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표 중단 요구와 함께 “공직선거법 196조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하라”고 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헌법 소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선관위원 전원이 탄핵감이다.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앙선관위를 찾아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의 자체 파악에 따르면, 이번 투표 용지 부족 사태는 서울 송파·강남·서초·동작·광진 등 5구(區)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투표소들 상당수는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특히 서울 25구 중 최다 인구(65만명)인 송파구의 투표소들에서 이번 사태가 가장 많이 벌어졌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통화에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다 투표 용지를 찢고 돌아가는 유권자들도 많았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 3구의 표심에 힘입어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0.6%p(포인트) 차로 신승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오 후보 캠프는 이날 투표 대기를 하는 시민들을 향해 “투표를 꼭 해달라”고 했고, 선관위엔 “강력 경고한다.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즉각 시민이 투표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서울 곳곳에서 투표 지연이 이날 밤까지 이어지던 가운데, 오후 6시에 정원오 후보 51.4%, 오세훈 후보 46%로 예측된다는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선관위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발표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 후보 캠프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출구 조사를 이미 본 사람들이 몇 시간씩 투표했다면 문제가 있다”며 “개표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 요구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했다. 그는 “투표 용지 부족 문제와 관계없는 많은 서울 시민이 투표해 마감됐고, 절차를 거쳐 개표가 진행 중이라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초유의 투표 용지 부족, 투표 지연 사태는 서울시장·교육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선거 결과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서울 5구의 구청장, 서울시의원, 구의원 선거에서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 구청장 등 선거는 천·백 단위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한다. 예컨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진구의 경우 구청장은 3747표, 1선거구 시의원은 333표, 가선거구 구의원(3명 선출)은 171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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