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10곳+α’ 승리 전망…4년 만에 균형 깨졌다

양철민 기자 2026. 6. 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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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경쟁 완화 공약 등 전략 주효
서울·인천 등 수도권서 강세 보여
‘9 대 8 구도’ 무너지며 진보 우위
깜깜이 선거 등은 풀어야 할 숙제

이번 6·3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최소 10곳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서울과 인천을 포함해 10곳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보수 성향 후보가 앞선 곳은 4곳에 그쳤다. 나머지 2곳의 경합 지역에서는 진보 측이 다소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보수 후보들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어느 쪽이든 당선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4년 전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9곳, 보수 성향 후보가 8곳에서 각각 승리하며 이념 지형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이 보수 진영을 압도하는 양상이다.

3일 치러진 6·3 교육감 선거 개표 결과 4일 오전 1시 현재 경기·경남 등에서 경합이 벌어지는 가운데 진보 성향 후보들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서울·부산·인천 등 학령인구 집중 지역을 석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보 진영은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입시 경쟁 완화와 교육 복지 확대를 앞세운 진보 진영의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낸 데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보수 진영에 대한 반발 기류가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 지지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교육감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에서는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정근식 현 교육감이 무난히 재선 고지에 올랐다. 선거 전에는 진보 성향 후보만 3명이 출마한 점이 변수로 꼽혔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은 향후 교육감 선거에도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근식 후보와 한만중 후보는 ‘민주진보 후보’ 명칭 사용을 둘러싸고 쌍방 고소에 나서는 등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교육감 후보가 이같이 난립한 배경에는 선거비용 보전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교육감 후보는 유효 투표 총수의 10%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 중도 사퇴 시에는 한 푼도 보전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 후보가 당선 가능성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율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와 동성애 반대 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고 최종 득표율은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진보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인천에서는 도성훈 현 교육감이 이대형·임병구 후보와의 3자 구도 속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우위를 보였다. 3선 설동호 교육감이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한 대전교육감 선거에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출구조사 및 개표 중반까지의 결과로는 진보 성향의 성광진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울산에서는 진보 성향의 조용식 후보가 앞섰으며 강원에서도 진보 성향의 강삼영 후보가 신경호 현 교육감을 앞서고 있다. 세종에서는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중도 보수인 강미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선거 막판에 불거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임전수 후보 지원 논란이 임 후보 측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에서는 진보 성향의 고의숙 후보가 보수 성향의 김광수 현 교육감을 제치고 당선이 확실시된다. 경남에서는 진보 성향 송영기 후보가 보수 단일화 후보인 권순기 후보를 미세한 차이로 앞서고 있으며, 현역 교육감 두 명이 출사표를 던진 전남에서는 김대중 현 교육감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전국에서 학령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에서는 임태희 현 교육감이 5선 의원 출신인 안민석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안 후보 측 득표율이 미세하게 앞서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현직 교육감들에게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임태희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등 현직 교육감 11명이 대거 출마했다. 하지만 경북·대구 등 보수세가 강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기존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2018년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된 반면 2022년에는 현직 교육감 13명 중 9명이 당선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은 갈수록 약해지는 추세다.

다만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유권자의 무관심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기호나 정당명이 없어 교육 이슈에 관심이 낮은 유권자는 앞쪽에 배치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 거주하는 유권자 A 씨는 “교육감 후보 포스터에 쓰인 배경색을 보고 후보가 진보인지 보수인지를 판단했다”며 “양 진영 모두 후보가 너무 많아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가 시도지사 선거의 3배가량인 전체의 4%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교육감 선거에서도 무효표로 분류되는 표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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