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AI 시대이기에 더 공부해야 한다
필요한 입력 정확한 이해 필요
인간의 영역 빼앗겼다기보다
더 인간다운 일에 집중 반겨야
챗지피티가 일반인들에게 크게 알려지고 유행하기 시작하자 곧 범용인공지능(AGI)의 시대가 열려 인간이 할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에 앉아 인공지능(AI)에 귀찮은 일을 맡기고 취미생활에만 열중할 수 있다면 이만한 세상도 없을 것이다.

사실, ‘어떤 직업이 AI의 영향을 크게 받느냐’는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마치 ‘전기’의 발견으로 이익을 보는 산업, 손해를 보는 산업이 무엇이냐는 질문과 비슷하다. 정답은 모든 산업은 전기 덕분에 발전했다가 아닌가. 전기가 없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옆에 내연기관을 장착해야 동작이 가능하다. 당연히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는 발명될 수 없다.
AI도 전기와 비슷하게 모든 분야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핵심은 정확히 ‘어떤 부분’의 생산력을 높여주느냐이다. 현재 언어AI의 강점 중 하나는 ‘대량의 비정형 자료의 맥락을 파악해 원하는 판단’을 잘한다는 것이다. 과거 엑셀, 워드와 같은 프로그램은 이런 작업에 매우 취약했다.
예를 들면, 과거의 프로그램은 “AI”이라는 단어를 찾아내라고 하면 전부 찾아내지만 ‘기사 1만개 중 AI에 긍정적인 기사’만 찾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AI는 이런 일을 매우 잘 해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와 같은 작업이 인간 업무, 심지어는 전문직 업무에서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변호사의 업무 중에는 기존 판례를 찾는 것이 있고,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보고 수만 개가 넘는 병 중 하나를 찾아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기존 소스 코드를 읽고 분석한 뒤 버그를 찾거나 해당 코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AI는 이런 부분을 자동화해 주는 새로운 도구이지 인간 자체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는 단순히 자료를 찾는 것을 넘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일을 할 때 필요한 입력이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만약 AI를 통해 행사 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면 “행사 포스터를 만들어 줘”라는 부탁보다는 “가을 행사 포스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올해는 20대 참가를 늘리고 싶어”가, 이보다는 “20대 참가를 늘리고 싶은데, 최근 20대에게는 OOO가 유행하고 있어”가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사용자 본인이 결과를 내는 데 필요한 입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할수록 AI의 효율도 더 높아진다.
다른 전문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변호사라면 단순히 “OOO 관련한 판례를 찾아줘”보다는, 요청과 함께 본인이 수임한 사건과 관련이 깊어 보이는 뉴스나 최근 입법 시도 사례 등을 함께 입력하면 출력이 개선된다. 아는 사람이 더 뛰어난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AI 등장 전이나 후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우리는 AI 시대에 전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혹자는 ‘인간의 영역을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 왔다. 인간이 하던 곡식 찧기는 풍차가, 바느질은 재봉틀이 대체했다. 이번에는 자료 검색 뒤 판단이라는 작업을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대체했을 뿐이다.
인간의 영역을 빼앗겼다는 생각보다는, 더 인간다운 일에 집중할 시간을 얻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그 시간을 잘 활용해 다음 혁신이 일어날 분야를 선제적으로 공부하자. AI 발전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발전을 보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감탄하는 사람이 되자.
정인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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