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진 ‘표적수사 피해 기금’ 백지화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6. 4.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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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전방위 확산에 계획 철회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대행이 2일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블랜치 대행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논란을 빚었던 17억7600만달러 규모의 '반(反)무기화 기금' 조성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억7600만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반(反)무기화 기금’ 조성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 기금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사법 기구를 정치적으로 무기화해 부당하게 처벌받았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측근과 지지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되던 조치였다. 기금의 규모 역시 미국의 독립 연도인 1776년을 상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책정된 액수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회 폭동 가담자들을 위한 면죄부성 비자금”이라는 반발이 확산되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부 장관 대행은 2일 연방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이 기금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향후에도 영구히 추진하지 않는 것이냐”는 그레이스 멩 민주당 하원의원의 거듭된 질의에도 블랜치 대행은 “맞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이던 사안에서 이처럼 공개적으로 발을 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해당 기금은 당초 트럼프가 과거 자신의 납세 자료 유출과 관련해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했던 1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지난달 조성된 것이었다. 그러나 기금의 수혜 대상에 2021년 1·6 의회 폭동 당시 경찰을 폭행하거나 내란 음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핵심 가담자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과제인 ‘이민 통제 강화’ 관련 예산안 처리를 보이콧하겠다며 백악관을 압박했다.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도 지난달 29일 기금 조성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법무부는 기금은 취소하면서도 트럼프와 그의 가족, 가업에 대한 IRS의 과거 세무조사를 영구 면제하기로 한 합의 사항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로사 디라우로 민주당 의원은 “전직 트럼프 개인 변호사 출신인 블랜치가 대통령 일가에 탈세 면죄부를 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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