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 담긴 표심, 내란 못 벗은 국힘에 경고장 날렸다

윤 탄핵 후 쇄신 없는 국힘, 경북지사 선거만 유일하게 압도
2018년 지선 결과와 유사…이재명 정부 향후 국정운영 탄력
지난해 6월3일 대선 이후 꼭 1년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유권자들의 표심은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12·3 내란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야당에 대해서도 심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024년 총선,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3년 연속 전국 단위 3대 선거에서 승리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년 만에 지방권력이 대거 교체되면서 이재명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향후 4년간 안정적 국정운영을 해나갈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4일 0시20분 현재 전국 16개 시도지사 선거 개표 상황을 보면, 민주당 후보는 13곳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곳은 이철우 후보가 나선 경북지사 선거가 유일하며, 대구시장 선거도 개표 결과가 안갯속이다.
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패했던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과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전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국민의힘에 내줬던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보수 대통령 탄핵 → 대선 → 1년 후 지방선거’라는 유사성과 시기적 공통점으로 관심을 모은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유사한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곳을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는 유권자들의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와 여권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60%대를 대체로 지켜왔다. 대선에서 49.42%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하며 국민통합에 노력을 기울여왔고 지지율을 60%대로 끌어올린 뒤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이 이번 선거에서 고스란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국무회의 생중계, 엑스 등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하는 대통령’으로 각인됐다.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은 집권 1년 만에 8000으로 초과 달성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시대에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야당은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게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민심은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는 여당의 주장에 더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12·3 내란 이후 1년7개월 동안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선거로도 해석된다. 이미 지난해 대선에서 한 차례 심판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이렇다 할 쇄신이나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부·여당의 실책에만 기댄 야당의 선거 전략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권력은 4년 전과 정반대로 재편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1개월 만에 치러진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다. 유권자들은 대선 연장전 성격의 이 선거에서 당시 여당 후보를 대거 밀어줬지만, 민심은 4년 만에 이들 대부분을 교체했다.
국민의힘은 4년 전 당선된 시도지사 12명 가운데 11명을 이번 6·3 선거에서 그대로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에 대한 반성의 시늉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선거 막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국을 순회하며 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한 장면은 보수 정당의 과거 퇴행적 면모만 도드라지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선거 기간 내내 공천 탈락과 낙선 위기에 몰린 후보들이 삭발을 하며 읍소하는 장면들만 기억에 남는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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