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독성 좋아진 OLED, 사무용 모니터 시장 노크

안별 기자 2026. 6. 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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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특수형으로 사업 다각화

화려한 그래픽과 눈부신 응답 속도로 게이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니터가 직장인들의 사무실 책상 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피하고 포화 상태인 가전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의 기술적 최대 난제로 꼽히던 번인(화면 잔상)과 텍스트 가독성 약점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TV에서 중소형·특수형 시장 노린다

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는 최근 오피스 생태계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OLED 시장을 지탱해온 것은 55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었지만,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모니터 등 전망이 밝은 중형 시장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기업용 PC 시장 내 AI(인공지능) 노트북과 PC 등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고해상도 텍스트와 풍부한 색 표현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프리미엄 사무용 디스플레이 수요는 2026년 약 20만대에서 2033년 약 506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나아가 폴더블·슬라이더블·투명 디스플레이 등 맞춤형 및 특수형 시장으로의 다변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페라리 신차 ‘페라리 루체’에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4종을 단독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외연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글자 번지던 가독성 단점... 픽셀 구조 혁신으로 해결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사무용 시장에 자신 있게 명함을 내민 바탕에는 기술적 자신감이 깔렸다. OLED 패널의 약점이었던 텍스트 가독성과 번인 문제를 상당수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존 OLED 모니터는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주로 띄우는 엑셀이나 문서 작업을 할 때 글자 가장자리가 미세하게 번지거나 무지갯빛 잔상이 남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루 최소 8시간 이상 모니터를 보며 글자와 숫자를 읽어야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눈이 너무 피로하다”며 OLED를 외면해 온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 양산되는 차세대 OLED 패널은 적·녹·청(RGB) 서브픽셀을 가로로 일렬 배열하는 등 픽셀 구조를 전면 개선해 문자 가독성을 개선했다. 사무실에서 온종일 서류 작업을 해도 눈의 피로감이 대폭 줄어들게 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사무 및 그래픽 전문 환경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픽셀 구조의 차세대 프리미엄 OLED 패널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모니터 최초로 4K 고화질 해상도에 360㎐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 성공을 발표했다. 주사율은 화면이 1초 동안 바뀌는 횟수다.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 움직임이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가장자리를 더욱 선명하게 표현해 문서 작업과 코딩 등 텍스트 가독성에 민감한 사용자에게 최적의 모니터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업들의 오피스 기기 구매 성향도 OLED 모니터 같은 고성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히 문서 타이핑과 이메일 확인 수준에 머물렀던 과거 업무 환경과 달리, 최근 직장인들은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고화질 그래픽 데이터를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수백만 원대 허먼 밀러 의자를 들여놓는 ‘의자 복지’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OLED 모니터 같은 ‘고성능 사무용 기기 복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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