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차지명 후, 보이지 않았던 비운의 투수가...쓰러져가던 SSG, 이숭용 살렸다 [인천 현장]

[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건욱이 SSG 구단, 이숭용 감독 다 살렸네.
동점 홈런포를 친 에레디아도,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친 오태곤도 다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없었다면, 이 선수들의 활약도 없었을 게 뻔하다.
난세의 영웅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SSG의 숨은 영웅은 투수 이건욱이었다.
SSG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회 5대4 극적 끝내기 승으로 13연패에서 탈출했다.
사실 이날도 쉽지 않았다. 상대는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 자신들은 대체 선발 백승건이었다. 1회 최정이 호수비와 선제 솔로포로 힘겹게 팀을 이끌었지만, 백승건이 2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너질 조짐을 보였다.

SSG 벤치가 연패 탈출을 위해 빠르게 움직였고, 최용준을 두 번째 투수로 선택했지만 실패였다. 긴장한 탓인지 제구가 흔들린 최용준은 서건창에게 2타점 3루타, 히우라에게 투런포까지 허용했다.
긴 연패팀이 초반 실점을 해버리면 따라갈 동력을 잃는 일이었다. 선수들이 포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나마 3점차, 이 차이를 지켜야 했다. SSG 입장에서 다행이었던 건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이건욱이 안정된 제구로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줬다는 것이다. 살 떨리는 상황, 만약 이건욱까지 무너져 점수를 더 줬다면 SSG는 경기 초반 백기를 들 뻔 했다. 하지만 이건욱이 추가 실점을 제어하주며 최대한 이닝을 끌어준 게 컸다. 이숭용 감독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필승조가 다 나올 수 있는 마지노선까지 이건욱이 버텨주자, 이 감독은 이로운을 시작으로 낼 수 있는 필승조 투수들을 모두 투입했다. 3점차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준 것이다. 2군에 갔다 돌아오 노경은 포함, 그간 부진하던 필승조 투수들도 이를 악물고 던졌다. 그러자 경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결국 에레디아와 오태곤의 극적 타구들이 나오며 감격의 1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SSG의 연패가 길어졌던 이유, 여러 문제가 있었겠지만 결국 선발진 붕괴였다. 또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 그 공백을 메워줄 롱맨도 마땅치 않았다. 이날도 대위기였다. 그걸 이건욱이 막아줬다. 2014년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가 이 선수를 1차지명한 이유가 이날 설명됐다. 그간 큰 활약을 해주지 못했지만, 이날 지난 12년의 아픔을 지워줄 기막힌 투구를 해줬다. 이건욱이 쓰러져가던 SSG, 이 감독을 살렸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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