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다" 투표함 막아선 인간띠… 잠실7동 투표소 일촉즉발
투표소 인근에 경찰 60여 명 투입 대기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다" "개표를 즉각 중단하라!"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후 11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2투표소 앞은 고성으로 가득 찼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집결한 보수단체 관계자와 시민 300여 명이 투표소 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가로막으면서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밤늦도록 이어졌다. 이들의 봉쇄로 투표함은 자정이 가까운 시각까지도 투표소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투표소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단됐던 14개 투표소 중 한 곳이다. 선관위는 지역 유권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오후 6시 전 대기표를 발부받은 인원에 한해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로 4시간 연장 조치했다.
지연된 투표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차분했다. 투표소 선거사무원들은 미투표 유권자 참여를 위해 인근 아파트 단지에 안내 방송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마감 직전까지 시민 3명이 추가로 도착해 무사히 표를 행사했다.
그러나 투표 종료를 앞두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인파가 급격히 몰리면서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투표함이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 "선거 원천 무효" "이재명 탄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선관위의 투표함 반출과 개표소 이송을 저지하기 위해 투표소 정문과 후문까지 인간 띠로 봉쇄했다. 일부 인원은 "유리창 발로 차면 깨지는데 안 하고 뭐하느냐"라며 진입을 독촉하는 등 과격시위로 격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란에 불편을 겪은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부정선거론자들이 왜 선거를 방해하느냐" "내일 애들이 학교를 가야 하는데 뭐 하는 짓이냐"고 맞서면서 양측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선관위는 오후 11시쯤 경찰에 긴급 협조를 요청했다. 투표 마감 한 시간 넘도록 투표함 이송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자, 경찰에 반출 저지 상황을 해소해달라고 공식 요구한 것이다. 현장 통제를 위해 경찰이 나선 가운데, 오후 11시 30분 기준 경찰 3명이 투표소 내부로 진입해 선관위 관계자들과 강제 해산 및 투표함 반출을 위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근에도 경력 60여 명이 투입 대기 중이다.
시위대가 "선관위를 체포하라"고 외치는 등 더욱 결집하면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 선관위는 경찰이 현장을 정리하는 대로 투표함을 반출해 개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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