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했던 獨 베를린은 2년 뒤 재선거…시장도 바꼈다

이윤정 기자 2026. 6. 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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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 시간이 연장된 가운데, 과거 부실 행정으로 선거 자체가 ‘무효’ 처리됐던 독일 베를린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당시 베를린은 2년 뒤 재선거를 치렀고, 결국 시장과 정당 의석 수가 바뀌었다.

지난 2021년 9월 26일, 베를린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의 후임과 연결되는 연방의회 총선과 베를린 주의회 선거, 베를린 자치구 선거, 대형 부동산 기업의 국유화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 등이 동시에 치러졌다.

하지만 베를린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준비로, 선거 시작 직후 동시다발적 문제가 터져 나왔다. 선관위는 한 사람이 투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오판해 기표소를 턱없이 부족하게 설치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투표소 밖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했다. 일부 투표소에 다른 선거구의 투표용지가 잘못 배달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발생했다. 유권자 수보다 투표용지를 적게 준비하면서,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투표가 중단된 것이다. 투표는 몇 시간 동안 중단됐다가 나중에야 재개됐고, 결국 법정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 넘어서까지 투표가 이뤄졌다. 오후 6시 정각에 방송사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을 보고 투표를 한 시민도 상당수였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취재진과 유권자들이 모여있다./뉴스1

선거 이후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과 함께 수많은 소송이 제기됐다. 결국 2022년 11월, 베를린주 헌법재판소는 시·구의원 선거 결과가 전부 무효라고 판결했다. 베를린주 헌재는 “단 몇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했거나, 유효하게 투표하지 못했거나, 부당한 조건에서 투표했거나, 외부 영향 없이 투표할 수 없었다”면서 “베를린주 헌법에 명시된 선거의 자유, 보편성, 평등의 원칙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주 헌재는 “긴 대기 줄과 (투표소 운영) 중단으로 투표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집으로 돌아가버린 유권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투표함에 투입된 184만여표 중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2만~3만표였다. 하지만 베를린 헌재는 “일부 선거구에서는 100여표만 다르게 집계됐더라도 의석 배분을 바꾸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방헌법재판소도 베를린 2256개 선거구 가운데 455개 선거구의 총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명했다.

이에 따라 2년 뒤인 2023년 2월 12일 재선거가 치러졌고, 여당이었던 사회민주당이 참패하고 야당인 기독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시장도 사회민주당에서 기독민주당 인물로 바뀌었다. 이듬해 일부 선거구에서 치러진 연방의회 재선거에서도 4개 당의 의석 수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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