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 '2형 당뇨병'의 유전적 위험 신호일 수도… 81만명 유전체 분석
임신성 당뇨병 연관 유전자 부위 확인… 모체 유전체와의 높은 연관성 규명
임신에 따른 대사 변화, 잠재된 '제2형 당뇨병' 발병 취약성 드러내

임신성 당뇨병(GDM·임신 중 처음 나타나는 고혈당 상태)의 발병 기전과 제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간의 유전적 연관성을 밝힌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유전체 연구 협력체인 '젠딥(GenDiP·임신 중 당뇨병 유전학)' 컨소시엄 연구팀은 최대 규모의 다인종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임신성 당뇨병이 단순히 임신이라는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지, 혹은 모체의 근본적인 제2형 당뇨병 유전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인지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유럽, 동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30여 개 코호트(동일 집단)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산모 약 81만 명과 태아 9만 4,003명(환자 3,126명, 대조군 9만 877명)의 유전체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단순 임신성 당뇨병 진단 여부뿐만 아니라 공복 혈당, 경구 당부하 검사 1·2시간 후 혈당, 당화혈색소 등 임신 중 나타나는 주요 혈당 특성을 포괄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임신성 당뇨병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는 유전자 좌위(유전자가 염색체에 자리 잡은 위치) 37개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7개는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임신 중 혈당 지표와 관련된 유전자 좌위 5개도 추가로 밝혀졌다. 주목할 점은, 이 질환에 관여하는 모든 유전적 영향이 태아가 아닌 모체의 유전체를 통해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이 임신성 당뇨병에 특히 강하게 작용하는 유전자 변이 12개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 부위 4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변이가 제2형 당뇨병 또는 비임신 상태의 혈당 특성과 유전적으로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성 당뇨병을 겪은 산모가 향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8~10배가량 높아진다는 기존의 임상적 관찰을 유전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임신으로 유발되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와 인슐린 분비 부족 등의 대사 변화가, 모체가 본래 지니고 있던 당뇨병 취약성을 드러내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임신 중에만 특별하게 작용하는 '임신 특이적' 유전적 원인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카롤린 브리토 누네스(Caroline Brito Nunes)는 "이번 연구는 임신성 당뇨병의 유전학적 기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며 "잠재적인 임신 특이적 영향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와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Multi-ancestry, trans-generational GWAS meta-analysis of gestational diabetes and glycaemic traits during pregnancy reveals limited evidence of pregnancy-specific genetic effects: 다양한 혈통 및 세대를 아우르는 임신성 당뇨병 및 임신 중 혈당 특성에 대한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은 임신 특이적 유전적 영향에 대한 제한적 증거를 보여준다)는 2026년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갑상선 수술 후 바뀐 목소리 1년 내 회복된다”… 45세 이상·고음일수록 시간 더 걸려
- "위장약과 유산균, 같이 먹어도 될까?"… 약사가 알려주는 올바른 복용법 - 하이닥
- 카페인 섭취, 깊은 수면 방해한다...“수면 시간 길어도 피로 회복 저하” - 하이닥
- 눈썹하거상술 vs 이마거상술... 내 ‘눈꺼풀 처짐’에 맞는 수술은? - 하이닥
-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장 트러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의심해야” - 하이닥
- 알코올 중독에 비만까지 있으면… “혈당·인슐린 이상이 음주 욕구 키운다” - 하이닥
- 5분만 걸어도 다리 저리고 쉬어야 한다면… ‘척추관협착증’ 신호일 수도 - 하이닥
-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현장의 과제는?"… 대한의협 재택의료 포럼서 해법 논의 - 하이닥
- 파스 vs 진통제… 무릎 통증 완화에 뭐가 더 좋을까? - 하이닥
- “굽고, 찌고, 마시고”... 혈관 건강 돕는 ‘슈퍼푸드 비트’ 섭취법 6가지 - 하이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