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지금 삼성전자에 필요한 일

2026년 5월 20일 밤 11시.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파업이 개시 한 시간을 앞두고 브레이크가 걸렸다. 삼성전자 직원 6만2616명이 이때 만들어진 합의안 투표에 참여했고, 73.7%의 찬성표로 합의안이 통과됐다. 천문학적 성과급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개입해 타결된 만큼 이 합의는 우리 사회가 안고 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성과급을 매도 제한이 있는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성과를 올려야 지급하는 '특별보상' 형태로 만든 것은 이 노사 합의가 최소한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번 합의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는 6억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는 2억원, DX부문은 6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는다. 사실 이는 예고됐던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존 성과급 상한은 연봉의 50%였지만, 노조의 요구대로 이번 특별성과에 대해서는 상한이 사라졌다. 기존에는 연봉 1억원 기준 최대 5000만원이었던 격차가 4억~6억원으로 늘어난 이유다. 비메모리 반도체 직원들은 상한 폐지로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성과급을 받았지만 사기는 저하됐다. '적자 사업부'라 메모리보다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이유다. 올해 최악의 실적과 성과급이 예상되는 DX부문은 상실감이 더 크다.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를 기준으로 모든 삼성전자 직원에게 성과급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계산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22%, 약 70조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10%로 성과급 재원을 정해 놓고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나눠준다면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의 성과급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노조가 경고한 대로 경쟁사로의 이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여러 사업부를 보유한 삼성전자 특성상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면 격차는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별 성과에 기반해 성과급을 주지 않는 한 지금의 격차가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적으론 성과급 제도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다만 지금 당장은 삼성전자 구성원의 사기를 높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덕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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