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자만 말고 野는 새로 태어나라는 6·3 민심 [사설]

2026. 6. 3. 20: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일 치러진 제9대 지방선거 및 14개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지방 권력이 대폭 물갈이됐다. 방송사 출구조사와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개표 현황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16개 시도지사 중 11곳에서 우세, 경합 4곳, 국민의힘은 1곳만 우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이 12곳을 휩쓸었던 4년 전과는 정반대 결과다. 22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압도적 승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표율은 4년 전보다 10%포인트 높은 60.9%를 기록했다.

정권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전국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이재명 정부는 국회 과반 의석과 지방권력 동시 확보라는 드문 기회, 국정 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선거 추세와 내용은 여권이 자만해도 좋을 만큼 일방적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16개 광역단체 중 경북을 제외한 15곳 석권을 확신할 정도로 크게 앞섰으나 '공소취소 특검법' 파문을 계기로 상당수 지역이 경합으로 바뀌었다. 확실한 여당 우위가 예상됐던 서울·부산·충남·강원·경남·전북 등에서 접전이 펼쳐졌다. 대구시장을 놓고는 개표가 끝날 때까지 예측불허 승부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접전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흐름상으로는 고전에 가까웠다. 여권의 오만과 방심이 쉬울 수도 있었던 선거를 어렵게 만든 것이다.

여당은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를 꺾기 위해 현직 청와대 AI수석을 차출했다. 한 후보는 시종일관 '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로 선거운동을 전개한 끝에 초반 열세를 뒤집고 예측불허 승부를 펼쳤다. 만약 한 후보가 승리한다면 지역구 의석 하나가 아니라 '반이재명' 구심점이 중앙 정치에 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 후보 당선은 '보수 재건'의 돌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번 선거 최대 패배자는 국민의힘, 정확히 말하면 장동혁 지도부다. 잇따른 공천 파동과 '윤 어게인' 논란, 후보들이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는 비정상적 상황에서도 지도부는 변화를 거부했고 끝내 대패했다. 사실상 지도부가 자초한 패배다. 부산에선 자당 후보 당선보다 한동훈 후보 낙선이 목적인 듯한 선거운동으로 빈축을 샀다. 선거에서도, 명분에서도 진 장동혁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2028년 4월 총선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국정 철학을 펼치기에 최적의 시기다. 정부와 여당은 논쟁적 입법에 국정 동력을 낭비하지 말고 개헌과 노동·교육 개혁 등 국가 시스템 개조에 전념해야 한다. 여당은 공소취소 특검법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상태다. 선거 승리를 특검법 처리에 대한 면죄부로 삼으려 한다면 이는 선거 민심을 오독하는 것이다. 야당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보수 재건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