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잡아라"… 동박3사 속도전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폭증
SK, 올 1분기 EV매출 넘어서
롯데, AI인프라용 회로박 강화
솔루스는 전지박사업에 집중

국내 동박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중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패키징 등에 쓰이는 고사양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동박 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용 동박 생산을 줄이고 ESS용 전지박과 AI 서버·광통신용 회로박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 생산능력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제품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SKC의 동박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ESS용 동박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ESS용 동박 판매량은 처음으로 전기차(EV)용 판매량을 넘어섰다. 북미 ESS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ESS용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동박 수요 구조를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ESS 설치가 늘고 있고, 이에 따라 관련 전지박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생산 효율화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말레이시아 공장은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말레이시아 공장이 사실상 풀가동 체제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고부가 제품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용 회로박(CCL) 공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회로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고사양 제품 공급을 추진 중이다. AI용 제품은 가공 마진 역시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보다 높아 업계에서는 회로박 사업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자회사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1708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4월 자회사 볼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지분 100%를 매각했다. 회로박 사업을 정리하며 확보한 자금을 헝가리 전지박 생산 거점 운영에 투입한다.
동박 업계에서는 지난해 전기차 시장 캐즘 여파로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바닥 통과 기대감도 감지된다. 올해 1분기 SK넥실리스는 전년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였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해 체질을 대폭 개선했다.
동박
동을 아주 얇게 펴 4~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두께로 가공해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감싸는 집전체나 인공지능(AI) 반도체·인쇄회로기판(PCB) 등에 쓰인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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