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빈소 대신 안치실로 향한 유족…"내 피 한 방울까지 찾아달라"

오민지 기자 2026. 6. 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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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에어로 참사]
폭발사고 희생자 5명 신원 사흘 만에 모두 확인
추가 유해 수습·협의 불발에 장례 절차 멈춰
유족들 "원인 규명·재발 방지 대책 먼저 마련해야"
장례식장 복도 구석에 빈소에 마련됐다, 다시 정리된 근조기와 상조용품 등이 놓여 있다. 사진=오민지 기자

[충청투데이 오민지 기자] 3일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 희생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유성선병원 장례식장.

지난 1일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폭발과 화재로 숨진 근로자 5명의 신원은 이날 오전 모두 확인됐다.

시신 훼손이 심한 탓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감식을 거쳐 사고 발생 사흘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빈소가 차려졌어야 할 장례식장은 적막함이 흘렀다. 복도 한편은 상조용품과 근조기가 정리되지 못한 채 쌓여 있었고, 조문객 대신 사측 관계자들만 오가며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추가 유해 수습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사측과 유족 간 협의가 불발되면서 장례 절차 또한 멈춰선 것이다.

유족들의 발걸음은 빈소가 아닌 안치실로 향했다.

안치실에서 나온 한 유족은 "유해가 계속 발견되고 있고 지금도 수색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완전히 수습이 끝났다는 설명을 들을 때까지 계속 찾아달라고 요청해놨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부터 온전히 찾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하나하나가 내 피고 내 마음이다. 내 피라고…"라고 답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전 장례식장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이 두 차례 방문해 유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유족들은 회사 측을 향해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 유족은 "관성인지 타성인지, 무엇을 알고 작업을 한 것이냐"며 "지옥불에 집어넣은 것 아니냐. 당신들이 말하는 관성과 타성 때문에"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유족은 "과거 사고 당시에도 합의 과정이 길어졌던 것으로 안다"며 "지난번처럼 장기화되지 않도록 회사가 분명한 입장과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유족들에게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는 "죄송하다"며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일부 유족들은 장례 일정을 확정하기도 했다. 울산에 연고를 둔 한 희생자의 유족은 4일 화장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성구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유족들과 협의를 거쳐 오는 5일 오전 9시부터 유성구청 1층 로비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추가 감식과 유해 수습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일부 희생자들의 장례 일정은 더 늦춰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10시59분경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추진제 세척공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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