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밖에 못 쉬었는데…두통+고열에도 우승 안세영, 정신력도 세계 최고 → '40분컷' 인도네시아 오픈 16강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도 안세영(24, 삼성생명)은 언제나처럼 승리를 선포했다.
안세영은 3일(한국시간) 자카르타 이스토라 세나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1000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첫 경기를 가뿐하게 돌파했다.
최고 등급 대회 가운데 하나인 이번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안세영은 첫판을 40분 만에 끝냈다. 세계랭킹 29위의 네슬리한 아린(튀르키예)을 게임 스코어 2-0(21-18, 21-6)으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최근 극심한 체력 소모와 컨디션 저하에 시달렸다. 지난주 참가한 싱가포르 오픈 준결승 무렵부터 두통과 어지럼증, 고열 증세까지 겹치며 정상적인 몸상태와는 거리가 있었다. 평소 코트 전체를 지배하던 폭넓은 수비 범위와 폭발적인 풋워크 역시 다소 무거워 보였다.
그런데도 숙적인 천위페이(4위, 중국)를 비롯해 2주 연속 결승 진출로 한껏 기세를 뽐내던 야마구치 아카네(3위, 일본)까지 잡아내며 세계 최강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렇게 인도네시아로 이동한 안세영은 고작 이틀만 주어진 회복 시간에도 다시 일어섰다. 여전히 불안정한 컨디션에 최악에 가까운 조건이 더해졌지만, 클래스는 체력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아무래도 경기 초반부터 힘을 낼 수는 없었다. 안세영은 초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해 상대의 과감한 공격에 밀렸다. 5-9까지 뒤처지면서 1게임 인터벌인 11점 고지도 아린에게 먼저 넘겨줬다.
강자의 진가는 흔들릴 때 드러난다. 인터벌 이후 안세영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했다. 정교한 헤어핀으로 상대를 앞으로 끌어낸 뒤 날카로운 공격으로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11-11 동점을 만들더니 7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승부의 흐름을 뒤집었다. 노련한 경기 운영과 빈틈없는 수비로 첫 세트를 21-18로 마무리했다.
한 번 흐름을 잡은 안세영은 더 이상 멈추지 않았다. 2게임은 쉽게 끝냈다. 몸이 확실하게 풀린 안세영은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공격과 철벽 같은 수비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인터벌까지 단 3점만 허용하며 11-3으로 앞서 나갔고, 이후에도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안세영은 아린을 6점에 묶어둔 채 21-6으로 경기를 끝냈다. 싱가포르 오픈 우승으로 시즌 네 번째 국제대회 개인전 정상에 올랐던 안세영은 이번 슈퍼 1000 대회에서도 순항을 시작했다. 올해만 벌써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 오픈까지 차례로 제패해 지난해 썼던 11관왕 신화의 길을 다시 밟고 있다.
가볍게 16강 티켓을 손에 넣은 안세영의 다음 상대는 인도의 간판 스타 푸살라 신두(12위)다. 신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했지만, 최근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안세영과 신두의 상대전적은 9전 9승으로 안세영의 절대 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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