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구조만 바꿔도 치매 위험 35% 감소!’ 뇌의학자가 말하는 치매 예방 인테리어

이혜영 2026. 6. 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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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핵의학과 손혜주 교수의 책 '뉴로테리어'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
손혜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만2000원 


뇌의 인지 기능 장애로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인 치매는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사실상 완치가 어려워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 외에는 손 쓸 방법도 없다. 그동안 의학계의 접근 역시 진단 이후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 핵의학과 손혜주 교수가 뇌과학과 공간 디자인을 융합한 치매 예방 전략을 담은 책 ‘뉴로테리어: 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이라는 책을 펴냈다. 말 그대로 공간 하나만 바꿔도 치매 예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기존 치매 담론이 진단과 간병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건강할 때부터 삶의 공간을 통해 미래의 인지 건강을 설계하는 ‘선제적 인지 건강 디자인(Proactive Cognitive Wellness Design)’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저자가 처음 이를 이론적으로 규명해 해당 논문은 신경학 분야 상위 5% 이내 국제 학술지 ‘Neurology’에 게재되기도 했다. 손혜주 교수는 현재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이자 유튜브 의학채널 ‘비온뒤’ 고정 코너 ‘손혜주 교수의 뇌를 살리는 공간 처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도 있다.
 
저자의 주장을 차근차근 살펴보자. 저자는 치매를 “70대에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40대부터 흐르는 강물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실제로 1만여 명 참자가를 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주거 환경 개선만으로 치매 위험이 최대 35% 감소했고, 영국의 15년 추적 연구에서는 50대 초반부터 주거 환경의 질에 따라 뇌 노화 경로가 달라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바뀐 환경에 뇌가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교차점인 40~55세가 치매를 예방하는 ‘공간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집은 서로 다른 연령대의 가족 구성원의 ‘뇌의 시간’이 공존하는 우주”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정상 노화부터 중증 치매까지를 하나의 연속선 위에 놓고 인지 저하 단계에 따른 3단계 공간 솔루션을 체계화했다. 일반적인 1단계(예방, 40~50대)에서는 인지적 자극과 심미성으로 뇌 기능을 최적화하고, 기억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2단계(관리, 정상 노화)에서는 색상 코딩과 랜드마크로 인지 부하를 줄이며, 3단계(보호, 중증치매)에서는 생존 신호 및 안전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나이가 들수록 뇌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만큼 공간도 뇌의 변화에 맞춰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침실, 거실, 화장실로 이어지는 이동경로의 조명 설계, 벽지의 명암 대비, 뇌과학적이고 인간적인 가구 배치 같은 일상 속 작은 변화만으로도 치매 발병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집에서 시작된 공간 처방은 커뮤니티센터, 마을, 도시 전체로 확장도 가능하다.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뇌가 편안하게 숨 쉬는 ‘적당한 거리’의 설계, 걷기만 해도 뇌가 젊어지는 ‘뇌세권’의 조건, 치매 친화적 횡단보도와 거리 바닥 설계 등을 달리하면 된다. 

저자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치매 마을로 잘 알려진 스웨덴 실비아보의 공식 승인과 지원을 받기도 했다. 책은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전 이사장, KAIST 뇌인지과학과 김대수 교수, KAIST·존스홉킨스 신경과 겸임 감태인 교수, 가천의대 신경과 노영 교수, 존스홉킨스 내분비내과 김한나 전문의, GE헬스케어 글로벌 President & CEO 엘리 샤일롯, GE헬스케어 코리아 김용덕 대표, ‘비온뒤’ 홍혜걸 대표 등 세계적 석학 및 글로벌 헬스케어 리더 8인의 추천사도 담았다. 모두 공간 변화를 통해 치매를 예방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100세 시대를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보는 지금, 글로벌 뇌의학자가 신경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주거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처방해준다는 점은 치매라는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매우 획기적인 관점과 유용한 변화를 선물한다.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두려워만 하며 살기에는 살아야 할 날이 너무나 길다. 우리가 매일 머무는 집이 미래 나의 뇌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희망을 전하는 이 책을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혜영 한경매거진앤북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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