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olumn] 지금 대학축구를 봐야 하는 이유, 초당대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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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다. 운동장의 공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의 숨소리도 더욱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북중미 월드컵 일정으로 K리그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에도 대학축구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즌 초반의 탐색전을 지나 각 팀의 경쟁력과 방향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 가장 눈에 띄는 팀 중 하나가 바로 초당대학교 축구부다.
현재 초당대는 울산대, 연세대, 한남대와 함께 2026 U리그 전체 권역에서 나란히 5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중에서 초당대는 유일하게 지난 시즌까지 U리그 2 소속이었다.
올해부터 U리그 제도가 개편되며 지역별 권역 안에서 U리그1과 U리그2 팀들이 함께 경쟁하게 됐다. 이에 따라 리그1 소속팀과 리그2소속팀 간의 실력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초당대는 오히려 이 변화된 제도 속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 초당대의 리그 5연승 행진, 우연일까?

단순한 돌풍이라고 보기엔 경기력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초당대가 속한 U리그 7권역은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광주·전남 지역 팀들이 편성된 이 권역에는 호남대, 광주대, 조선대 등 오랜 시간 대학축구 강호로 평가받아온 팀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안에서 초당대는 조선이공대, 호남대, 동강대, 동신대, 전남과학대를 차례로 꺾으며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결과는 호남대전이었다. 호남대는 여전히 대학축구 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팀이지만, 초당대가 호남대전에서 무려 ‘4-1’의 스코어로 대승을 거뒀다. 단순히 한 골 차 승리가 아니라 경기 내용과 흐름 모두에서 상대를 압도한 승리였다. 초당대의 상승세를 단순한 초반 돌풍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초당대의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리그 왕중왕전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U리그는 권역별 성적에 따라 상위 세 팀이 왕중왕전에 진출하게 되는데, 현재 초당대는 7권역 압도적 선두를 달리며 가장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2위 호남대가 승점 3점 차이로 무섭게 추격하고 있지만, 현재 리그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초당대의 흐름을 꺾을 수 있진 않아 보인다. 초당대에게 왕중왕전은 이제 단순히 ‘진출 가능성’ 정도를 이야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어느 위치에서 토너먼트를 시작하느냐를 바라볼 만큼 긍정적인 분위기가 올라와 있다.
특히 U리그 권역 전체에서 5연승을 기록 중인 팀은 초당대를 포함해 울산대, 연세대, 한남대뿐이다. 여기에 호남대를 상대로 보여준 4-1 완승은 단순한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다. 강팀을 상대로도 본인들의 축구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왕중왕전은 또 다른 변수와 흐름이 존재하는 무대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초당대는 어느 팀과 맞붙더라도 쉽게 물러설 분위기가 아니다.
초당대의 왕중왕전 진출은 이제 기대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만약 현재 흐름을 유지한 채 왕중왕전에 진출하게 된다면, 초당대는 창단 후 처음으로 왕중왕전 무대를 밟게 된다.
결국 지금의 선두 질주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왕중왕전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 역시 춘계대회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과정의 연장선에 가깝다.
그렇다면 초당대는 언제부터 이러한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했을까. 그 답을 통영에서 열린 제6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찾을 수 있었다.
2. 통영에서 시작된 변화

초당대의 이번 시즌 리그 연승 행진은 통영 춘계대회부터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당시 초당대는 예선에서 송호대, 경기대, 사이버한국외대를 차례로 상대했다. 초당대는 경기대와의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조 선두로 예선을 통과했다. 그렇게 본선 무대에 오른 초당대는 16강에서 김포대를 2-0으로 꺾으며 흐름을 탔다.
실제로 송호대와 김포대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초당대의 게임 모델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하에서는 초당대의 대표적인 게임모델 두 가지를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다.
# 게임모델1 상대방을 높은 위치까지 끌어낸 후 다이렉트 패스로 뒤 공간 공략
*노란색 – 초당대, 흰색 – 상대/실제 선수단 등번호와는 무관함
무리해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기보다 상대의 압박 타이밍을 기다린 뒤, 그 순간 빈 공간으로 과감한 롱볼을 투입해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상대 수비라인 뒤 빈 공간을 공략하며 1대1상황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빈번히 연출됐다.


초당대 4번 센터백이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상대의 압박이 없을 경우,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고 볼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한다. 사진 3을 보면 상대가 전방 압박 체계를 구축하면 상대 최전방 9번,10번 선수가 초당대 센터백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초당대 최전방 9번, 10번 선수가 볼을 받으러 내려오면, 상대 센터백 4번, 5번 선수는 이를 마킹하기 위해 끌려나오게 된다.

이때 발생하게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초당대 양쪽 윙어(7번-11번) 선수들이 침투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모델2. 최후방에서 사이드로 풀어나와 전진하며 공격 전개


측면 활용도 돋보였다. 상대 수비가 한쪽 측면으로 쏠리는 순간 반대편 넓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윙어에게 1대1 기회를 제공했다. 초당대 센터백 4번 선수가 볼을 소유했을 때, 중앙 미드필더 8번 선수에게 패스하는 타이밍에 맞춰 왼쪽 풀백 3번 선수가 전진한다.




수적 우위 없이 3대3 동률 상황에서, 3자 패스를 활용해 상대의 압박을 풀어 나와 공격을 전개하게 된다. 결국, 통영에서 보여준 초당대는 단순히 결과만 좋은 팀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명확한 게임 모델과 전술적 방향성을 갖춘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초당대는 8강에서 아주대를 만났다. 초당대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0으로 리드하던 아주대가 후반전에 들어서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초당대가 곧바로 추격하며 4강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후반 91분 아주대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하며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8강 탈락의 쓴 맛을 봤다.
하지만 이 패배는 단순한 탈락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동시에 팀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남긴 경기기도 했다.
3. 승리보다 성장을 말한 이원용 감독

초당대의 상승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팀 내부 분위기다. 5연승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누구나 들뜨기 마련이다. 하지만 초당대의 사령탑 이원용 감독의 시선은 달랐다.
이원용 감독은 춘계대회 이후, 리그에 도입하기 전까지 팀이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선수 개인과 팀 전술 부분에서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라며 현재의 상승세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졌다고 보지 않았다. 실제로 초당대의 경기력은 경기가 거듭될 수록 조직적인 움직임과 압박 완성도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원용 감독은 최근 초당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훈련과 준비의 힘’을 꼽았다. “플레이 도중에도 결국 훈련한 대로 하는 것을 가장 강조한다.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속도와 강도가 가장 중요하다. 훈련과 준비하는 내용은 시기마다 달라지지만,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주저하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초당대의 준비된 하나의 패턴
실제 춘계대회 당시, 송호대와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났다.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 이후 공격으로 전환할 순간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었고, 볼 소유권을 되찾자마자 빠르게 전방으로 전개하며 역습을 시도했다. 이 역습이 득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림을 통해 이해를 도와보도록 하겠다.


초당대 센터백 5번 선수가 볼을 소유했을 때(좌측 사진), 오른쪽 풀백 2번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하게 되면(우측 사진), 경기장의 모든 선수들이 초당대 2번 선수가 위치한 측면으로 중심이 쏠리게 된다.


반대편 측면에 위치한 초당대 윙어 7번 선수는 넓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찬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골키퍼를 활용한 또 다른 패턴도 존재한다.
#골키퍼를 활용한 또 다른 패턴


우측 센터백 5번 선수가 공을 소유했을 때(좌측 사진), 골키퍼가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참여하게 되며, 왼쪽 센터백 4번 선수가 더 넓게 위치를 잡는다.

이때, 상대 최전방 9번 선수가 골키퍼에게 압박을 가하게 되며, 상대 윙어 11번 선수는 초당대 4번 센터백 선수를 압박하는 미스매치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골키퍼를 활용한 수적 우위 상황이 발생하며, 초당대 왼쪽 풀백 3번 선수가 상대 마킹이 없는 프리 상태에서 볼을 받아 전진할 수 있는 찬스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초당대의 상승세는 특정 전술 하나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다. 선수들이 반복된 훈련을 통해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경기장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 더 큰 강점이다. 실제로 최근 경기에서 나타나는 조직적인 움직임과 높은 전술 완성도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 꾸준한 준비와 훈련의 산물에 가깝다.
4. 초당대의 리그 5연승은 우연이 아니다

창단 후 첫 왕중왕전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다가서고 있는 초당대. 지난해까지 U리그2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놀라운 성과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초당대의 5연승을 단순한 돌풍이나 우연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이원용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당시, 가장 큰 목표가 경기력 향상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팀의 경쟁력을 높여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즉, 초당대의 목표는 처음부터 단순히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팀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 자체에 있었다.
또한 이 감독은 선수단 내부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발전하려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좋은 목표 의식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승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스스로 성장 동기를 찾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지금 초당대가 보여주는 안정적인 분위기 역시 이러한 감독의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그래서 초당대의 리그 5연승은 우연이 아니다. 연승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대하는 태도다. 지금의 초당대는 승리에 취하기보다 다음 성장을 준비하고,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초당대의 올 시즌이 어디에서 끝나든,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과정만큼은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과정이 초당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힘인지도 모른다.
5. 맺음말

분명한 것은 지금의 초당대가 대학축구를 볼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수들, 결과보다 성장을 이야기하는 지도자, 그리고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아가는 팀. 어쩌면 대학축구의 매력은 바로 이런 팀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대학축구는 프로 무대에 비해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주목이 비교적 덜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프로 선수라는 꿈을 향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성장하는 공간이 바로 대학 무대다. 초당대가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단순한 한 팀의 5연승이 아니라, 왜 우리가 대학축구를 주목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이 글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초당대라는 팀을 알게 되고, 나아가 대학축구가 가진 매력을 발견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글='IF 기자단' 7기 윤현경
사진제공=초당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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