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대행하고 사례비 챙긴 ‘악덕 브로커’…경찰, 수사 착수

이운길 기자 2026. 6. 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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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주민·건설사 분쟁 개입해 수백만 원 챙긴 혐의
무자격 시공업자와 공모해 기업 협박 및 업무방해
경찰 “상습 시위꾼의 위법 행위 엄중히 수사할 것”
▲경기 광주지역에 시공업체 대표와 시위 브로커 B씨의 공사현장 무단 점거로 인해 방치돼 쓰레기 더미가 되어있는 (주)S업체 주택부지 현장 /사진=S업체제공

최근 경기도 광주지역에서 주민 간 또는 주민과 건설회사 간의 분쟁을 빌미로 시위를 대행하거나 지원하며 사례비를 챙겨온 '전문 시위 브로커'가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한 법조계 및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의 향토기업인 ㈜S 업체는 계약 해지 후에도 공사 현장을 무단 점거한 시공업체 대표 A씨와 시위 브로커 B씨를 공갈미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최근 광주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B씨가 10여 년 전부터 광주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고성능 확성기를 제공하는 등 시위를 지원하고 수백만 원 상당의 대가를 받아왔다는 주민 제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 시공 능력 없는 무자격 업자의 횡포…"막대한 손해로 부도 위기"

사건의 발단은 피고소인 A씨가 시공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S 업체 측에 광주시 문형동 단독주택지 인테리어 공사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수억 원 규모에 달하는 해당 공사를 따낸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밑천을 드러냈다.

S 업체 관계자는 "A씨를 믿고 문형동 단독주택지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으나 공사 기일을 전혀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장을 쓰레기장처럼 방치해 두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공기 미이행 시 즉시 원상회복 및 조건 없는 철수'라는 계약 조항에 따라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으나, A씨의 방치로 준공이 6~7개월가량 지연됐다. 이로 인해 치명적인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서 S 업체 측은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금융 이자 등 막대한 손해를 입고 부도 위기에 몰렸다. 회사 측은 현재 즉각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함께 진행 중이다.

▲ 상습 시위 브로커와 공모…편법으로 경찰 압박해 집회 신고

계약 해지 후 A씨는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는 대신, 광주지역에서 불법 현수막 시위 등으로 기업을 괴롭혀 돈을 뜯어내 온 상습 전문 시위꾼 B씨를 끌어들였다.

A씨는 B씨를 앞세워 S 업체 측에 비방과 허위 사실이 담긴 협박성 문자를 지속해서 발송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S 업체 측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정문 앞 집회를 계획했으나, 해당 토지가 타 법인 및 개인 소유의 사유지여서 토지 소유주들의 사전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에 광주경찰서는 처음에 이들의 집회 신고를 반려했다.

그러자 A씨와 B씨는 광주경찰서를 찾아가 강력히 항의하며 편법을 동원했다. 이들은 "집회 신고 필증이 먼저 나오면 그것을 바탕으로 사유지 소유주의 승인을 받겠다"며 경찰을 압박했고, 결국 집회 신고 필증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A씨 "공사 대금 미지급이 원인…불법 시위는 고민 중"

반면 피고소인 A씨는 S 업체 측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A씨는 "대출 승인 이후 한 달 넘게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집회를 계획했던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경찰서 정보과로부터 사유지 집회 신고와 관련해 불법 요소가 많으니 불법적 방식이 아닌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라는 안내 전화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집회 진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자격 및 명의 대여 시공 의혹에 대해서도 "명의를 대여해 계약한 부분은 S 업체 측이 해당 내용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진 사안이므로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 경찰 "전문 시위꾼 구태 끊어내야"…과거 이력 종합분석해 엄중 수사 방침

B씨의 이 같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씨는 과거에도 대형 건설사 대표 등으로부터 현금을 받고, 확성기를 개조한 차량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소음을 유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극심한 소음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 등 지역 사회 내에서 B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경찰은 B씨의 과거 불법 이력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주민들의 거센 원성과 접수된 고소장을 토대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해당 토지 소유주들도 "동의 없는 사유지 무단 침범과 불법 현수막 부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광주경찰서에 일제히 집회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이들이 편법으로 받아낸 집회 필증의 명분도 사실상 상실된 상태다.

사건을 접수한 광주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브로커는 관내에서 수차례 불법 행위로 문제를 일으켜 온 인물"이라며 "이번 고소 건에 대해 상습 시위 전문꾼과 무자격 업자의 공모 혐의를 철저하고 엄중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측은 "집회 신고 필증이 발부되었다 하더라도 사유지 무단 점거 등 위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112 신고를 통해 현장에서 즉각 과태료 부과 및 형사 처벌 등 법적 조치를 엄격하게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아무리 집회의 자유가 있다지만, 무자격 업자의 잘못으로 부도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전문 시위꾼까지 동원해 협박하는 것은 도를 넘은 범죄"라며, "이러한 악질 브로커들이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사법당국이 엄벌을 내려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광주=이운길 기자 lsho711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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