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엔비디아의 친구는 나"...컴퓨텍스 뒤덮은 '젠슨 황 모시기' 경쟁
'AI 동맹' 보증수표로 떠오른 젠슨 황 친필 사인
참가 기업들, '베라 루빈' 전시하며 생태계 참여 과시

【타이베이(대만)=정원일 최혜림 기자】 "전시장 돌아다녀 보세요. 엔비디아 로고 안 보이는 곳 찾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엔비디아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였다. 3일 컴퓨텍스 2026 전시장 곳곳에서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임을 내세우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펼쳐졌고, 황 CEO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젠슨 황 사인...AI깐부 '보증수표'로
황 CEO의 친필 사인이 있는 전시부스에는 어김없이 관람객들이 모여 사진을 찍어댔다. 대만의 PC 제조업체 에이수스(ASUS)는 전날 부스에 방문한 황 CEO의 사인이 새겨진 PC '프로아트' 시리즈를 전시장 입구에 배치했다. 황 CEO가 지난 1일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인공지능(AI) PC 플랫폼 'RTX 스파크' 기반 제품이다. 황 CEO는 이 제품에 자신의 사인과 함께 'AI의 불꽃(Spark of AI)'이라는 문구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대만 PC·서버 제조업체 기가바이트도 부스 전면에 '젠슨♡기가바이트'라는 문구와 황 CEO의 사인이 새겨진 데스크톱을 배치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 부스도 전날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와 차세대 메모리 모듈 소캠2 등에 직접 서명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참가 업체들이 젠슨 황이 지나가다가 자기 부스에 들러 사인 한 번 해주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며 "황 CEO가 다녀갔다는 사실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라고 밝혔다.
황 CEO를 향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구애 경쟁'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기업들은 AI 시대 최대 고객이자 파트너인 엔비디아를 향한 '러브콜'을 숨기지 않았다. 대만 제조자 개발생산(ODM) 업체 페가트론은 아예 대형 전광판에 "♡젠슨 황 CEO를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웠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전시한 패널에 황 CEO의 이미지와 하트 모양 그래픽을 구현하며 엔비디아를 향한 러브콜에 동참했다.

■곳곳에 등장한 베라 루빈..."우리가 엔비디아 파트너"
참가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컴퓨팅 플랫폼 '베라 루빈'을 전시 전면에 내세운 것도 '엔비디아 파워'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세계 최대 EMS 기업 폭스콘을 비롯해 에이수스, 페가트론 등 대만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자신들의 전시장에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을 내세웠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텍스의 무게중심이 인텔을 중심으로 한 PC 생태계에 있었다면, 올해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플레이어로 부각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 것이다.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컴퓨텍스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대만 기업들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컴퓨텍스를 보기 위해 스리랑카에서 왔다는 관람객 라비쉬(25)는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대만 AI 산업과 기업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며 "전시장 곳곳에서 사람들의 열기와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팹리스 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관람객 아델(25)은 "전시장에 와 보니 대만이 AI 서버부터 반도체 생산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AI 산업의 미래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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