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에만 5,900억 펑펑... 국회 무관심에 반복되는 '이중 보전' 논란
득표율 따른 선거보전금 5305억 원
사실상 중복 지원 비판 수년째 이어져
국회 무관심에 정부 지출 구조조정 못해

6·3 지방선거에서도 선거비용 이중 보전 논란이 반복됐다. 수천억 원의 세금이 선거 전후 두 차례에 걸쳐 출마자와 정당에 지급되는 구조 때문이다. 이렇게 쓰인 돈이 이번 선거에서만 5,900억 원에 육박한다. 재정 낭비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국회는 수년째 손을 놓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6·3 지방선거에 편성된 선거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경비(선거보전금)는 각각 570억 원과 5,305억 원이다. 선거보조금은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지급되는 금액으로 선거 전에 지급된다. 선거보전금은 투표율 및 당선 여부에 따라 후보자나 정당에 지급되는 돈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은 두 번에 걸쳐 총 5,875억 원의 선거 비용을 보전받는 것이다.
이는 선거 때마다 논란거리였다. 정부 보조금을 사실상 '받고 또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인 득표율이 보장되는 거대 양당은 선거비용의 대부분을 보전받는 데 더해 선거보조금까지 수령한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보조금 265억 원을 받은 데 이어 선거비용의 99% 를 보전받았다. 같은 선거에서 보조금 242억 원을 수령한 국민의힘 역시 선거비용의 98%를 보전받았다. 결과적으로 양당 모두 수백억 원 규모의 선거보조금과 선거비용 보전금을 동시에 지급받은 셈이다.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실제 선관위도 2013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선거보조금을 지급한 정당에 대해서는 선거보전금을 감액 지급해야 한다"는 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정당이 선거보조금과 선거보전금을 동시에 챙겨가는 것은 일종의 이중 국고지원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수년째 이어진 비판에도 제도는 그대로다. 이중 보전 구조를 손질하려면 정치자금법 개정이 필수인데, 정작 당사자인 국회가 이 문제를 사실상 외면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법 개정 없이는 제도 손질이 어려워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선거보조금과 선거보전금의 중복 지급 구조를 지금이라도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보전금과 선거보조금을 일원화하고, 무소속 후보자에 한해서만 보전금을 일부 지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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