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만들 WD 부사장 "AI 거품론은 기우…구조적 성장 국면"[컴퓨텍스 2026]
데이터 생성 위한 스토리지 수요 확대
스테판 만들 웨스턴디지털(WD) 부사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해 "AI는 더 이상 순환적인 사업이 아니라 구조적인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AI 투자 속도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데이터 생성과 저장 수요가 지속되는 만큼 관련 시장 성장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만들 WD 부사장은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현장서 가진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투자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는 있지만 데이터는 계속 생성되고 저장되며 AI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과 함께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서는 과잉 투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만들 부사장은 AI 산업의 본질이 기존 정보기술(IT) 산업의 경기 순환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규모 AI 모델은 계속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한다"며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 자체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모델이 생성하고 관리하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는 만큼 스토리지 산업 역시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들 부사장은 AI 시대 핵심 경쟁력이 단순히 반도체 연산 성능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업계 관심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과 AI 반도체에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AI 생태계를 움직이는 기반은 데이터라는 설명이다.
그는 "AI는 단일 워크로드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이라며 "데이터는 AI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며 저장과 이동, 관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GPU에 주목하지만 AI 시스템이 커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저장돼야 한다"며 "결국 스토리지는 AI 시스템의 확장성과 효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확산에 따른 저장장치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내놨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보관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고객들과 논의해 보면 데이터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WD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시대에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래시 메모리가 성능 측면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 저장 환경에서는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만큼 HDD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들 부사장은 "고객들은 하나의 저장장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특성에 따라 최적화된 스토리지 전략을 사용한다"며 "플래시는 뛰어난 기술이지만 비용이 높고 데이터센터 규모에서는 여전히 HDD가 가장 경제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단순히 저장장치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과 수익 창출 능력을 구매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실제 고객들은 용량뿐 아니라 안정성, 성능, 전력 효율성, 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만들 부사장은 "최근 고객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나타난 요소는 신뢰성과 예측 가능한 성능이었다"며 "고객들은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총소유비용(TCO)과 운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전력 효율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장 용량을 늘리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제품에서는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했으며 더 낮은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결국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적은 전력으로 저장하는 것이 스토리지 업계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은 AI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시대가 발전할수록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스토리지는 AI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이베이(대만)/글·사진=이상현 기자 ishs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