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전두환···헌법 무시하면 이름 적힌다” 반헌법행위 공직자 312명 기록
정부 수립 이후 노태우 정부까지
반헌법 행위 공직자 행적 기록
내년 상반기까지 2·3차분 출간 예정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노태우 정부까지 45년간 중대한 반헌법행위를 저지른 공직자 312명의 행적이 담긴 <반헌법행위자열전>(사회평론) 1차분 4권이 출간됐다.
책 발간은 민주화 이후 수십 개의 과거사위원회가 설치됐지만 국가폭력·반헌법행위 책임자 중 제대로 사법적 처벌을 받은 이는 드물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만열 편찬위 공동대표는 발간사에 “행위자의 이름을 부르고 기록하는 일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지닙니다. (…) ‘헌법을 무시하면 하다못해 칠판에라도 이름이 적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정의는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총 12권으로 구성됐다. 대통령 편인 1권에는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등 5명이 수록됐다. 2권 법원 편에는 민복기, 양승태 등 27명이, 3·4권 검찰 편에는 김준연, 홍진기, 김기춘 등 역대 법무부 장관과 공안검사 등 49명이 수록됐다.
“일본 침략에 ‘말과 글’로 맞”선 이승만은 사사오입 개헌, 조봉암 법살, 3·15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열전의 첫 번째 이름으로 기록됐다. “전쟁 영웅 동경한 빈농의 아들”이었던 박정희는 5·16 군사쿠데타와 헌정 파괴, 경향신문 강제매각, 10월 유신, 긴급조치 9호 등의 반헌법행위가 언급됐다. 최규하는 “흑심과 무능과 무위로 전두환의 정권 장악 길 터준 대통령”으로 적혔다. 전두환은 “12·12 군사반란 및 5·17 내란 수괴이자 광주학살 원흉”으로, 노태우는 “5공의 위태로운 후계자”였으며 “남북관계·사회주의권 외교 성과 등 이행기 정권의 양면성”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편찬위원회가 출범해 지난 3월까지 540여 번 회의를 거치며 출간 작업을 이어갔다. 박사급 연구자들로 구성된 조사위원 10여 명이 한국현대사 연구성과, 정부의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 사건 당시 보도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검토해 반헌법행위를 정리했다. 공무를 수행하며 민간인 학살, 내란 및 헌정유린, 고문 및 간첩조작, 부정선거, 언론탄압 등 5개 영역에서 중대한 반헌법행위를 저지른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인명사전 대신 열전 형식을 택한 이유는 해당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구체적 행위가 미친 파장을 상세히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상자 1명 당 원고지 100~150매, 많게는 300매 분량으로 집필됐다. 2027년 상반기까지 2차·3차분을 차례대로 출간할 예정이다. 수록 대상자 312명 중 생존자는 지난 3월 현재 71명이다. 조사·연구·발간 비용은 시민 후원으로 충당됐다.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이 작업은 현재 진행형인 헌정 파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저항이자 경고”라고 말했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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