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쭉한 폴더블폰 종말? 삼성, 애플, 화웨이 '여권폰 동상삼몽' [IT+]

조서영 기자 2026. 6. 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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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뭉툭한 폴더블폰 등장하고 있어
삼전·애플·화웨이 모두 택한 외형
접었을 땐 휴대성 용이하단 장점
펼쳤을 땐 태블릿PC 비율 등장
낯선 비율 진입장벽 될 수도

4월 20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독특한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가로 길이를 키운 뭉툭한 형태로, 펼쳤을 땐 태블릿PC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화웨이에 이어 삼성전자와 애플도 비슷한 모양의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유지해온 공식을 깨고 '여권 모양'의 새로운 화면비 경쟁이 시작된 건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렇게 색다른 폴더블폰을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웨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가로가 긴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사진 | 화웨이 제공]
폴더블폰 시장에 독특한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가로 비율을 늘린 와이드형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일명 '여권 모양'의 폰이 뜨고 있다는 건데, 폴더블폰 시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신호탄은 화웨이가 쐈다. 지난 4월 20일 화웨이는 와이드형 폴더블폰 '퓨라 X 맥스'를 출시했다. 접었을 때 크기는 가로 85㎜, 세로 120㎜로 한손에 쏙 들어온다. 화면 비율은 5대 7이다. 기존 화웨이의 폴더블폰(화웨이 메이트 X7·5대 11)과 비교했을 때 세로가 훨씬 짧다(사진①). 독특한 건 펼쳤을 때의 크기다. 스마트폰은 가로로 여는 형태인데, 이를 펼쳤을 때 가로 길이는 167㎜로 늘어난다.

접었을 땐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클램셸 모양(갤럭시Z 플립과 같이 세로로 여는 폴더블폰)과 비슷하지만, 가로로 열면 소형 태블릿PC처럼 디스플레이가 넓어진다. 휴대성과 이용 경험을 강화한 퓨라 X 맥스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 출시 10일만에 20만대가 팔려나가며 역대 중국 폴더블폰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5월 초 기준 판매량은 메이트 X7 대비 60%가량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 삼전도 준비 중인 '여권폰' = 폴더블폰 시장 1위 사업자 삼성전자 역시 와이드형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IT전문매체와 팁스터(정보유출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공개하는 폴더블폰 라인업 '갤럭시Z8 시리즈'에 '갤럭시Z 폴드8 와이드'를 추가한다. 갤럭시Z 폴드8 와이드 역시 펼쳤을 때 가로가 더 긴 형태의 모델이다.

IT 전문 매체 테크매니악스는 5월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폴더블 기기는 화웨이의 퓨라 X 디자인 라인을 따를 예정"이라며 "이 기기는 7.6인치의 내부 화면을 탑재하며 펼쳤을 때 화면비는 4대 3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작 '갤럭시Z 폴드7'의 화면 비율이 펼쳤을 때 10대 11로 정사각형에 가까웠단 걸 고려하면, 이번 모델은 가로 비중을 높여 더 넓은 화면 경험을 제공한다(사진②).

IT매체 가젯360은 3월 27일 "일반 갤럭시Z 폴드 모델이 한 손으로 다루기 쉬웠다면 와이드 버전은 화면 공간을 최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더 넓은 화면은 독서, 콘텐츠 시청, 멀티태스킹에 더 편안한 느낌을 줘 스마트폰보다 태블릿에 더 가까운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진① 화웨이 폴더블폰 '퓨라 X 맥스'. 사진②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 와이드(가칭)' 예상 이미지.[사진 | 더스쿠프 포토]
■ 애플 첫 폴더블폰도 혹시 = 더 흥미로운 건 애플 역시 이런 '여권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단 점이다. 아직 폴더블폰을 한번도 내놓지 않은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부터 기존 공식을 깨고 와이드형 폴더블 디자인을 택했단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구독자 253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언박스 테라피(Unbox Therapy)'는 폴더블 아이폰의 목업(mockup·모형)을 공개했다. 해당 목업은 가로폭이 넓은 형태였는데, 유튜버는 이를 "마치 여권과 같은 독특한 화면비율을 갖고 있다"며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아이패드(애플의 태블릿PC) 버전 같다"고 평가했다.

■ 왜 '여권형'으로 향하나 = 이처럼 폴더블폰이 '여권 크기'로 수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기기를 접었을 때의 장점과 펼쳤을 때의 장점을 최대화한 설계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책처럼 여는 폴더블폰은 접었을 땐 일반 스마트폰과 크기기 같아 휴대성에 별다른 차별점이 없었다. 펼쳤을 땐 화면 비율이 정사각형에 가까워 화면 활용도가 낮다는 단점도 있었다.

반면 여권 형태의 폴더블폰은 손에 쥐거나 주머니에 넣기 편한 형태다. 여기에 펼쳤을 땐 화면을 가로 끝까지 채워 사용할 수 있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할 때 훨씬 용이하다.

폴더블폰 경쟁이 한계에 봉착하자 화면비 재설계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둔화세를 띠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쳤고, 2025년엔 4.0%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여권형 폰'은 폴더블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긍정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일단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터리서치 연구원은 '20 25년 4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몇년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대화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출시와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의 영향으로 2026년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익숙하지 않은 형태란 점에서 인기를 끌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유출된 애플 폴더블폰 디자인을 다루며 "소비자들은 종종 '작은 폰'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제품은 크고 익숙한 형태의 스마트폰"이라며 "작은 사이즈,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비정형 화면 비율은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식 발표 전이기 때문에 단정하긴 이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아이폰 폴드는 아이폰 미니, 아이폰 에어보다 더 뼈아픈 실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과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새로운 실험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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