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불씨 지폈다…K바이오, 상반기 기술거래 최대치 경신
최근 한 달 새 체결된 계약만 10조 이상…연간 거래액도 '최대치' 경신 전망

올 상반기 한국의 바이오 기술수출이 13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미미했던 성과에 기대감이 낮았지만, 최근 한 달 새 대형 계약이 잇따라 성사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올해 연간 기술수출 규모도 지난해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올 상반기 기술수출 규모는 약 12조9140억원이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약 12조원을 뛰어넘은 기록이다.
당초 올해 국산 바이오 기술수출 성과 기대감은 낮은 편이었다. 1분기 알테오젠(2건)과 SK플라즈마가 계약 소식을 전했지만 모두 조단위 이하 계약으로 지난 4월까지 누적액은 1조3530억원 규모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계약 규모가 7조원에 달했던 것과 큰 격차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대형 계약이 체결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큐라클은 지난달 11일 망막질환 이중항체 'MT-103'을 미국 메멘토메디신즈에 약 1조5640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달 14일 중국 푸싱제약에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권리를 7조1000억원에 이전했다.
큐라클은 전임상 단계 자산으로 조단위 계약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 아리바이오는 중국 임상을 협업 중인 기존 파트너로부터 임상 3상 단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높은 상업화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 각각 의미가 부여된다.
올릭스는 지난 1일 프랑스 로레알 그룹의 벤처펀드 '볼드'와 미국 자산운용사 와이스 에셋 매니지먼트가 공동 참여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로레알이 지난해 6월 올릭스와 피부·모발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해 맞손을 잡은 만큼, 이번 투자는 양사 파트너십이 한층 공고해진 계기로 해석된다.
연내 남은 기술수출 동력이 풍부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달 말 예정된 세계 최대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바이오 USA'를 앞두고 다수 국내사가 주요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글로벌 협업 기대감을 끌어올린 상태다. 디앤디파마텍과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각각 개발 중인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신약과 면역항암제로 당초 시장 기대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보로노이 역시 HER2 고형암 표준 치료제인 '엔허투'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 활성을 확인한 초기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미 굵직한 기술이전 성과를 축적한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도 앞선 기술이전 품목의 임상 진전을 앞두고 있다. 알테오젠은 '엔허투SC'(피하주사 제형) 1상 데이터 확인 및 '듀피젠트SC' 3상 진입이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트너사인 미국 컴퍼스를 통해 항암신약 'ABL001'의 미국 허가 신청 목적 미팅을 진행한다. 이미 해외 파트너십을 체결한 품목들의 성과 고도화는 '기술력 재검증을 통한 후속 계약'이라는 선순환 구도 동력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축적된 기술이전 계약들이 임상 진전과 허가 품목 배출 등으로 성과가 고도화되면서 국산 기술수출 규모 역시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특히 올해는 최대 규모 기술수출 달성이라는 상징적 측면 외에도 인수합병(M&A)과 투자 유치 등 다양한 형태로 기술력과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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