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영향 제한적”…증시 향방 가를 열쇠는 ‘반도체·중동’

김동현 기자 2026. 6. 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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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0 돌파한 코스피…선거 과열 우려보다 ‘반도체 실적’이 장세 좌우
1500원 안팎 환율 변동성…선거보다 중동 리스크·외국인 수급이 복병
지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국내 증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이벤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랠리 지속 여부와 중동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변화가 향후 장세를 좌우할 본질적인 변수라고 진단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일 전 거래일보다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5월 말 7800선이던 코스피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불과 일주일 만에 8800선까지 돌파하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36만500원으로 마감하며 액면분할 이후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240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 일각에서는 선거 이후 증시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업계에서는 과열 부담과 수급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지방선거 자체가 아니라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AI·반도체 중심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선거보다 반도체 업황의 실질적인 개선 여부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1일부터 대만에서 개최한 ‘GTC 타이베이 2026’과 오는 5일로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내한 등 글로벌 반도체 이벤트들이 국내 투자심리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환율 역시 지방선거보다 중동 정세와 그에 따른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중동 리스크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일부 유출되며 1516.4원까지 상승, 1500원 안팎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조6093억원을 순매도했음에도 개인의 강한 매수세가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으나, 향후 외국인 수급 복귀 여부는 환율이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 환율이 145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지만, 협상 결렬로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1550~1600원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 역시 “하반기 환율은 144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지방선거보다는 반도체 수출 실적과 중동 리스크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정치 테마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환경이 아니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반도체와 AI 산업에 집중돼 있다”며 “선거 이후에도 시장은 결국 실적과 업황,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