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조작 실수로 '암 사실' 공개, 75세 '리버풀 레전드' 달글리시, 투병 밝혀..."실수로 올라간 SNS 게시글 때문에"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케니 달글리시 경이 암 투병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리버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글리시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암 진단 사실을 밝혔다. 그는 당초 이를 비공개로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SNS에 관련 내용이 노출되면서 직접 입장을 전하게 됐다.
달글리시는 "실수로 올라간 SNS 게시물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다"며 "휴대전화를 다루는 실력과는 달리 치료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특유의 유머를 섞어 말했다.
이어 "원래는 이 일을 공개하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서툰 기술 사용 능력 때문에 상황이 알려지게 됐다"며 "나와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나뿐 아니라 수많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 그들은 놀라운 배려와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리버풀 구단은 즉각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리버풀의 모든 구성원은 케니 경과 그의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며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요청에 따라 사생활 보호 역시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축구계 인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아들 폴 달글리시는 "아버지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영웅이다. SNS는 서툴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라며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딸 로런 달글리시 역시 아버지의 성명을 공유하며 지지를 보냈다.
이안 러시는 "킹 케니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강인하고 긍정적인 인물"이라며 "누구보다 용기 있게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달글리시 감독 체제에서 리버풀에 입단했던 조던 헨더슨도 "내 선수 생활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라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이밖에 앨런 시어러, 루카스 레이바, 루이스 가르시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플로리안 비르츠 등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달글리시는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1969년 셀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320경기 167골을 기록하며 리그 우승 4회와 스코틀랜드컵 우승 4회를 차지했다.
이후 1977년 당시 영국 최고 이적료인 44만 파운드에 리버풀로 이적했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515경기에 출전해 유러피언컵(현 UEFA 챔피언스리그) 3회,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 6회, FA컵 우승 등을 달성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코틀랜드 대표팀에서도 102경기 30골을 기록해 현재까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도자로서의 업적도 빛난다. 1985년 선수 겸 감독으로 리버풀 지휘봉을 잡아 리그 우승 3회와 FA컵 우승 2회를 이끌었고, 1985-86시즌에는 더블을 달성했다. 특히 1989년 힐스버러 참사 이후 혼란에 빠진 구단을 이끈 리더십으로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

1991년 리버풀을 떠난 뒤에는 블랙번 로버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셀틱 등을 지휘했다. 블랙번에서는 1995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지도자로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18년에는 축구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다.
한편 달글리시 가족은 암 환자 지원에도 오랜 기간 힘써왔다. 아내 마리나 달글리시가 2003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005년 '마리나 달글리시 어필'을 설립했고, 현재까지 약 1,300만 파운드 이상의 기금을 조성하며 암 환자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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