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라 살릴 일꾼 찾아" 투표소 찾은 소중한 발걸음
"바람 담아" "공약 실천하길" 한 표 행사
투표소 잘못 찾는 등 해프닝 빚어지기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인 3일 오전 8시20분께. 지팡이를 짚고 서울 종로구의 종로 1·2·3·4가동주민센터 투표장을 찾은 임모씨(83)는 다리가 불편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자 아침잠도 포기한 채 이른 시간 투표장을 찾았다. 평소엔 무릎 통증 때문에 집 밖을 나오지 않아 오랜만에 외출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투표하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 아니겠냐"고 말하며 느리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서울 시내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삼삼오오 이어졌다. 낮 최고기온이 33℃로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유권자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땀을 닦으며 투표소로 향했다. 역대 지방선거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투표 참여 열기가 본투표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투표소 내 혼란을 줄이고자 사무원들은 인파를 관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벨트식 차단봉을 설치해 에스자 형태로 줄을 서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신분증을 준비해 주시라" "등재 번호를 아시는 분들은 미리 말씀해 달라" "가족분들은 같이 들어가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투표소를 찾은 백모씨(65)는 "5분이면 투표를 끝내고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기 시간만 20분이었다"면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은 정권에 대한 바람을 담아 투표했다고 이야기했다. 경제 안정에 특히 방점을 두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서대문구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구민 이유식씨(60)는 "재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카페를 열었는데 갈수록 적자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 "땀 흘리고 사는 평범한 서민들이 걱정 없이 발 뻗고 잘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모씨(65)는 "기업을 옥죄지 않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를 살리는, 실력 있는 일꾼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투표소에선 해프닝도 빚어졌다. 일부 시민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른 투표소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은 한 유권자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투표소로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면서 "헛걸음하게 됐지만 다행히 걸어서 6분 거리에 투표소가 있어서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사건과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40분께에는 구로구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60대 남성이 본투표소를 안내하는 선거관리인을 폭행하고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은 19%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 제8회 지방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인 15%보다 4%p 더 높은 수치다.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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