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자국’ 브라질에 ‘25% 관세’ 위협···브라질 “정치적 이해관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이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브라질에 대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으며 25%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나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친트럼프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가와 연관된 정치적 조처라며 반발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밤 ‘브라질의 부당행위, 정책 및 관행에 대한 무역법 제301조 결정문’을 공개했다. 결정문은 브라질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기와 커피, 희토류 등 일부 품목은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USTR은 부패 단속 미흡, 불공정 관세 등을 문제 삼아 브라질에 대한 301조 조사를 진행해 왔다. 301조는 미국 무역에 부담이나 제한을 가하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불합리한 관행에 대응해 대통령이 상한 없는 관세 부과나 수입 쿼터 설정 등 보복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USTR은 다음달 6일 대브라질 관세 부과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분노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 배경에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그는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워싱턴을 방문했다. 방문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브라질 범죄조직 2곳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브라질 정부는 성명에서 “양국 간 대화가 보우소나루 일가의 선거·가족적 이해관계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고안이 실제 관세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국가 경제와 브라질 국민의 일자리·소득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 뒤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사를 받자 이에 반발해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미국은 최근 브라질과의 상품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UST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브라질 수출은 약 11% 증가한 544억달러(약 83조원)를 기록했다. 반면 브라질의 대미 수출은 5.7% 감소한 399억달러(약 61조원)로 집계돼 미국은 140억달러(약 21조원) 이상의 무역 흑자를 냈다.
서비스 무역에서 미국의 흑자 폭은 더 크다. 2024년 미국의 대브라질 서비스 수출은 296억달러(약 45조원)로 브라질의 약 4배에 달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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