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넘어 '기기'로…K뷰티테크, 새 먹거리 부상하나

김가현 2026. 6. 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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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K뷰티, AI·데이터·디바이스 결합한 뷰티테크로 진화해야"
규제 정비·해외 인증 지원은 과제
제공= 뉴스1

K뷰티의 외연이 화장품을 넘어 인공지능(AI), 데이터, 디바이스가 결합된 '뷰티테크'로 넓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기초·색조 등 '바르는' 화장품이 K뷰티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개선 효과를 높이는 기술 기반 제품과 기기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피부 개선 관련 의료기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피부 주름 개선 등에 쓰이는 전기 기반 의료기기는 지난해 생산액이 전년 대비 36.9%, 수출액이 48.9% 증가했다. 해당 기기와 함께 사용되는 관련 소모품 역시 생산과 수출이 각각 50.4%, 82.0% 늘었다.

피부 개선과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기술은 의료기기뿐 아니라 홈케어용 뷰티 디바이스, AI 피부 분석 솔루션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의료와 미용의 경계가 맞물리면서 피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 제품이 K뷰티의 영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초 열린 CES 2026에서 AI 기반 '스카 뷰티 디바이스'로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상처 치료와 메이크업을 하나의 기기로 해결해주는 '원스톱 통합 디바이스'다.

이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주력으로 해온 기업이 디바이스와 AI 기술을 결합한 제품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로, K뷰티의 영역이 기존 화장품 산업을 넘어 기술 기반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도 뷰티테크를 K뷰티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보고 지원 사격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K-뷰티 산업에 AI를 접목해 세계 1등 제품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K뷰티가 화장품을 넘어 AI와 데이터, 디바이스가 융합된 뷰티테크 산업으로 진화해 전 세계인이 찾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현장 행보로도 이어지고 있다. 구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주요 뷰티기업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K뷰티 산업의 기술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를 비롯해 AI 피부 분석과 맞춤형 뷰티 솔루션을 다루는 스타트업들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뷰티테크가 K뷰티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장품 수출은 트렌드 변화나 브랜드 간 경쟁에 민감하지만, AI 진단 기술과 피부 관리 디바이스는 의료기기,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과 맞물려 고부가가치 시장을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어서다. 특히 홈케어 수요 확대와 고령화에 따른 피부 관리 관심 증가도 관련 기기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규제 정비와 해외 인증 지원이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뷰티 디바이스와 의료기기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제품이 늘어나면서, 안전성 검증과 품목 분류 기준이 산업 성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테크가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혁신 기술력 못지않게 제도적 걸림돌을 빠르게 치워주는 정부의 속도감 있는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가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