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모델 출시 전 정부 사전심사 의무화 추진

정상아 기자·연합뉴스 2026. 6. 3. 08: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대 30일 정부 사전 점검
"안보 강화·기술 패권 유지"
사이버 보안.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최신 고성능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 정부의 보안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이번 조치가 미국의 AI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국가 핵심 인프라와 안보 시스템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시 전 최대 30일 정부 점검
행정명령의 핵심은 민간 기업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무부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관계 부처는 기밀 벤치마킹 및 보안 점검 절차를 마련하게 된다. AI 개발 기업들은 정부와 자발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자사가 개발 중인 모델이 검증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모델 출시 전 최대 30일 동안 해당 AI 시스템에 접근해 보안 취약점과 잠재적 위험 요소를 점검할 수 있다.

또 AI 사이버 보안을 위한 민관 협력체를 구성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대규모로 탐지하고 보안 패치 배포를 조율할 계획이다.

당초 90일서 30일로 단축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발표하려다 연기한 안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은 정부의 보안 검증 기간을 최대 90일로 설정했으나, 기술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발 속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벤처투자자 마크 앤드리슨 등은 보안 점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미국 기업들이 불리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백악관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주도로 조율 작업을 재개했고,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과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검증 기간을 최대 30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규제 아닌 협력"…업계는 환영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규제 방식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AI 면허제나 사전 승인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간 자발적 협력을 기반으로 한 보안 검증 체계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 발표 이후 기술 업계는 대체로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은 이번 조치가 보안 강화와 기술 혁신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3일 백악관을 방문해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무화 필요" 규제 강화 요구도
일각에서는 자발적 협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법적 의무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초반 성급하게 폐기했던 정책의 필요성을 뒤늦게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안전한 AI 행동을 위한 동맹'의 브렌단 스타인하우저 대표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기업들이 결국 정부 방침을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자율 협력이 아닌 법적 의무 검증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3일 워싱턴DC에서 AI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예정대로 개최할 계획이다.

안보 우려가 정책 전환 계기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AI 산업에 대한 규제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4월 앤트로픽의 신형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계기로 해킹과 사이버 공격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정책 기조가 변화했다.

미국 정부는 AI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안보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보안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