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를 예고한 이재성 “이번엔 골 욕심도 내겠다”[여기는 솔트]

베테랑 선수도 ‘꿈의 무대’인 월드컵 이야기엔 웃음꽃이 절로 나온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마지막 모의고사인 4일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재성(34·마인츠)은 “언제나 월드컵이 열릴 때면 긴장이 된다. 세 번째 월드컵도 마찬가지”라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이번엔 골 욕심을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성은 볼 다루는 재주가 탁월하지만 동료들보다 한 발 더 뛰는 선수로 유명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12년째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그는 자신의 포지션이 아니라도 팀에 필요하면 어김없이 손을 든다.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선 익숙한 측면 날개 대신 중앙 미드필더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호흡을 맞추면서 ‘언성 히어로’(숨은 영웅)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이재성은 “(황)인범이와 나란히 미드필더로 뛴 것은 처음이었다. 어떤 자리든 동료들이 편하게 뛸 수 있도록 뛰는 게 제 장점”이라면서 “동료들을 살려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재성은 2018 러시아 월드컵(조별리그 탈락)과 2022 카타르 월드컵(16강)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에 도전한다.
1992년생인 이재성도 어느덧 동갑내기 손흥민(LAFC)과 함께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이재성은 “선수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라 생각한다”면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기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첫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은 부담이 크겠지만 그런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이재성도 이번엔 골 욕심이 난다. 이재성은 과거 두 번의 월드컵에서 6경기를 뛰면서 어시스트만 1개 기록했다. 이재성의 친형이자 에이전트인 이재혁 SJ스포츠 대표는 “재성이가 최근에는 ‘월드컵에서 꼭 골을 넣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재성은 큰 키(180㎝)가 아닌데도 ‘헤더골 장인’이라 불린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머리로만 4골을 넣었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4골 중 2골을 머리로 넣었다. 이재성은 “개인적으로 골을 넣고 싶은 바람이 있다. 다만 골 욕심을 낸다면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라고 웃었다.
이재성은 부상으로 월드컵 직전 낙마한 조유민(샤르자)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더욱 다그친다. 이재성 역시 월드컵을 앞두고 왼쪽 엄지발가락이 골절됐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재성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안 좋은 것 다 가져가고, 간절함만 두고 가겠다고 말한) 유민이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김)주성이도, (박)용우도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 노력했지만 다쳤다. 부상 선수들을 기억하고, 그 몫까지 뛰는 게 위로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재성은 월드컵 무대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다. 48개국 체제로 바뀐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이재성은 “이 순간을 온전히 누렸으면 좋겠다.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나라만 즐길 수 있는 특권”이라며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엘살바도르전에서 준비한 플레이를 잘 보여드릴 테니 국민들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헤리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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