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고통" 우크라 女선수들 눈물, 러시아는 "상대 신경 안 써"... 전쟁이 만든 '잔혹한 4강'

이원희 기자 2026. 6. 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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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4강 진출에 기뻐하는 우크라이나 마르타 코스튜크. /AFPBBNews=뉴스1
러시아 미라 안드레예바. /AFPBBNews=뉴스1
전쟁이 빚어낸 잔혹한 4강이다. 세계적인 테니스 대회 프랑스오픈에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적 선수가 결승 진출을 놓고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로이터통신은 3일(한국시간) "4강 대진이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프랑스오픈에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며 "계속되는 전쟁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선수들이 맞붙게 됐다. 경기 외적으로도 감정적인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마르타 코스튜크(24)는 2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에서 같은 국적의 엘리나 스비톨리나(32)와 맞붙었다. 코스튜크는 세트스코어 2-1(6-3, 2-6, 6-2)로 승리하며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4강 상대는 다름 아닌 러시아 국적의 미라 안드레예바(19)다. 이번 대회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안드레예바는 8강에서도 소라나 크르스테아(36)를 2-0(6-0, 6-3)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이에 코스튜크와 안드레예바는 오는 4일 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맞대결을 벌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적 선수가 그랜드슬램 4강에서 맞붙게 되면서 이번 대결에는 경기 이상의 무게가 실리게 됐다.

먼저 안드레예바는 쏟아지는 주목 속에서도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나는 보통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경기와 코트에서만 보여줄 경기 계획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의 마르타 코스튜크. /AFPBBNews=뉴스1
우크라이나 국적의 마르타 코스튜크(왼쪽), 엘리나 스비톨리나. /AFPBBNews=뉴스1
하지만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느끼는 무게는 달랐다. 코스튜크는 전쟁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 속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회 초반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가족 집 근처를 강타한 뒤 "테니스는 멘털 싸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내 집중력이 어떻게 될지, 내 생각을 통제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8강에서 코스튜크에게 패한 스비톨리나도 전쟁의 고통을 숨기지 않았다. 스비톨리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매일 이 무거움과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며 "다음 날 우리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체에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 두려운 순간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포효하는 아리나 사발렌카. /AFPBBNews=뉴스1
한편 다른 8강 대진도 전쟁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8)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다. 그는 3일 8강에서 러시아의 다이애나 슈나이더(22)와 맞붙는다. 현재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그랜드슬램 등 테니스 대회에서 자국 국기 없이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벨라루스도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지원한 국가로 분류되면서, 두 나라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국기와 국가 등 국가 상징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러시아의 안나 칼린스카야(28) 역시 마찬가지다. 칼린스카야는 3일 8강에서 폴란드의 마야 흐발린스카(25)를 상대한다.

눈물을 흘리는 우크라이나 마르타 코스튜크.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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